[인터풋볼] 이현호 기자= 올 시즌 EPL의 첫 감독 교체는 스승이 제자의 자리를 빼앗는 꼴이 됐다. 클라우디오 라니에리가 풀럼의 지휘봉을 잡으며, 기존의 감독이던 슬라비샤 요카노비치는 자리를 잃었다. 둘은 각별한 사제지간이었기 때문에 더욱 관심을 끈다.
풀럼은 14일(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샤히드 칸 풀럼 회장은 요카노비치를 경질하고, 라니에리를 새 감독으로 임명했다. 라니에리 감독은 풀럼과 다년계약을 맺었다"면서 요카노비치 경질과 라니에리 선임 소식을 동시에 발표했다.
또한 칸 회장은 "풀럼을 EPL로 승격시켜준 요카노비치 감독의 모든 업적에 대단히 감사하다"면서 떠나는 이에 대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풀럼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12라운드까지 치른 올 시즌 EPL에서 풀럼은 승점 5점과 득실차 -20을 기록한 채 꼴찌에 머물러있다. 어렵게 승격에 성공했고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대대적인 보강을 마쳤지만 시즌의 3분의 1을 통과하는 시점에서 여전히 바닥에서 헤매고 있기 때문에 감독 교체라는 초강수를 뒀다.
풀럼 현 감독 라니에리와 전 감독 요카노비치는 스승과 제자 사이다. 지난 2000년 첼시의 감독으로 선임됐던 라니에리 감독의 첫 영입 작품은 요카노비치였다. 당시 요카노비치는 스페인의 데포르티보에서 활약하고 있었으나, 라니에리 감독의 부름을 받고 곧장 첼시로 달려와 10번 유니폼을 받았다.
이후 2004년까지 첼시에서 활약한 요카노비치는 39번의 EPL 경기에 출전했다. 이는 400경기가 넘는 요카노비치의 프로경력 중에서 유일한 EPL 경험이었고, 그 모든 순간을 라니에리 감독의 지휘 아래서 보냈다.
본의 아니게 제자의 자리를 이어받은 라니에리는 부임 후 인터뷰에서 "요카노비치와 관계된 선임을 기대하지 않았다"며 미안한 감정을 드러냈다.
라니에리의 첼시 감독 시절요카노비치의 첼시 선수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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