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을 보는 사디오 마네의 눈빛은 빛났다. 안필드 메인스탠드에 앉아 지난 시즌 리버풀이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르기까지의 영상을 보여주던 중이었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주 좋은 기억이에요!"
결승전 결과는 실망스러웠지만, 호펜하임에서 시작해 마리보르, 맨체스터 그리고 키예프로 이어진 리버풀의 행보는 유럽을 매료시켰다. 암흑기라면 암흑기였던 짧지 않은 시간을 보낸 후 유럽의 톱 클래스로 올라선 시즌이었다.
경기장 밖에선 조용하지만 피치 위에 들어서기만 하면 '암살자'로 돌변하는 마네의 역할이 컸다. 개인 첫 챔피언스리그에서 그 능력을 입증했다. 매 라운드 득점에 성공한 그는 총 10골을 기록했다 (조별예선 3골, 16강전 3골, 8강전 1골, 4강전 2골, 결승전 1골).
그때 화면에 AS로마전 득점 장면이 나왔다. "오 안 돼, 알리송!" 마네는 웃으며 현재 팀 동료의 실점 장면을 가리켰다. "미안해 친구, 그땐 어쩔 수 없었다고!"
그는 이어서 말했다. "커리어 최고의 시즌이었습니다. 조별예선 당시 우리가 8강, 4강까지 갈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겁니다. 모든 것을 쏟아부었어요"
"결승에서 이기려고 정말 노력했지만 잘 안됐습니다. 이젠 아픈 기억을 잊고 올 시즌 다시 그 무대에 서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선을 다하면 우승 못하란 법도 없지요"
마네는 자신이 'Goal 50'의 18위에 올랐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한번 크게 웃었다. 세르히오 라모스, 네이마르, 필리페 쿠티뉴 등보다 앞선 순위이다. "오 이런, 제가 살라보다 낮다고요?" 활짝 웃으며 농담도 던졌다.
그가 말한 모하메드 살라, 그리고 로베르토 피르미누와의 호흡은 지난 시즌 리버풀 성공의 열쇠였다. 세 선수는 모든 대회에서 91골을 합작했다.
"솔직히 이 훌륭한 선수들과 뛰는 것이 즐겁습니다. 저를 정말 편하게 경기하게 해줘요. 우리는 정말 친하고 서로 패스를 주고받으며 골을 만들어내는 것을 즐깁니다"
그러나 세 선수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마네는 대수롭지 않은 모양이지만.
"부담스럽기보다는 동기부여가 됩니다. 우리는 아직 젊고, 훌륭한 팀과 함께하고 있거든요"
올 시즌 리버풀은 기대 이상의 출발을 하고 있지만, 우승이 쉬운 일은 아니다. 지난 시즌 승점 100점을 돌파한 맨체스터 시티가 굳건히 선두를 지키고 있고, 챔피언스리그 경쟁도 더욱 치열해 보인다. 하지만 마네는 희망을 이야기했다.
"우리의 출발은 아주 좋아요. 지금 우승을 논하는 건 너무 이르지만 한 경기, 한 경기 승리하다 보면 가능할 수 있습니다. 맨체스터의 두 팀과 첼시 같은 강팀이 있기 때문에 쉽진 않겠지만요"
"그러나 우리는 리버풀이에요. 다른 팀을 생각하기보다 우리 자신에게 집중할 것입니다. 또 우리 곁에는 팬이 있어요. 덕분에 안필드에 오는 원정팀이 겁을 먹기도 하잖아요. 이게 바로 리버풀이고 우리는 승리를 위해 여기 있습니다"
마네는 클럽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며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댓글 작성 (0/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