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은 결국 전창진(55)전 감독의 KCC 수석코치 등록을 불허했다. 3년 3개월만에 지도자로 복귀하려던 전 전 감독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KBL은 3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재정위원회를 열고 KCC가 요청한 전 전 감독의 수석코치 등록을 허락하지 않기로 했다. KCC는 지난달 30일 전창진 수석코치 내정 사실을 발표하고 전 코치에 대한 ‘무기한 등록 자격 불허’ 징계를 풀어달라고 KBL에 요청했다. 전 감독은 이날 재정위원회에 앞서 직접 소명하고 자필 호소문을 제출한 뒤 “농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KBL과 팬, 농구 관계자들께 많은 피해를 주게 돼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많은 시간이 흘렀다. 정말 힘들게 지나갔다. 팬들 역시 불신하는 부분이 많을 것이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팬들이 원하는 부분, 어떤 걸 원하시는지 생각해서 고쳐나가고 해결하겠다. 정말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KBL은 전 전 감독의 지도자 복귀를 허락하지 않았다.
재정위원회 조승연 위원장은 “법리적 상황을 고려하고 KBL 제반 규정을 기준으로 심층 심의했다. 향후 리그의 안정성과 발전성, 팬들의 기대와 정서도 고려하며 격론을 벌여 논의했다. 무혐의 부분이 있다 할지라도 도박 건으로 대법원에 상고 중인 점을 고려했다. 리그 구성원으로서는 아직 부적격하다고 판단했다”고 직접 설명했다. 전 전 감독은 2015년 5월 경기 조작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그해 7월 구속영장이 신청됐으나 검찰 단계에서 기각됐고, 이후 8월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KBL로부터 ‘무기한 등록 자격 불허’ 징계를 받은 게 결정적이었다. 그러나 전 코치는 2016년 승부 조작 및 불법 스포츠 도박 혐의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단순 도박 혐의로는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뒤 올해 9월 2심에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현재 2심 결과에 대해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전 전 감독을 수석코치로 벤치에 앉히려던 KCC는 뜻을 이루지 못했다. 전 전 감독이 지도자로 복귀하고 KCC가 전 전 감독의 리더십과 지도력을 활용하는 길은 이제 한가지로 압축된다. 전 전 감독이 KCC에서 기술고문직을 맡고 이후 대법원 판결에서 무혐의를 확정받으면 재정위원회를 통해 지도자 등록 절차를 다시 밟는 것이다. KBL 역시 KCC에 전 전 감독의 기술고문 임명은 규정으로 막을 수 없다고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술고문을 맡게 되더라도 전 전 감독은 경기 중 벤치에 앉을 수 없다. KBL에 정식 등록된 지도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KCC는 급히 다른 지도자를 물색하지 않는다면 전 전 감독을 기술고문으로라도 활용해야 한다. 추승균 전 감독의 사퇴 이후 최승태 코치도 짐을 쌌기 때문에 벤치에 스테이시 오그먼 감독대행과 버논 해밀턴 코치 등 2명의 외국인 지도자 뿐이다. 통역을 거쳐야만 소통이 된다. 국내 코치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전 전 감독이 기술고문으로 라커룸과 홈 체육관 등에서 오그먼 감독대행과 해밀턴 코치를 돕는 그림도 KCC로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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