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현승섭 기자] 우리은행이 개막 9연승을 달리며 또 다시 기사 제목을 장식했다.
어느덧 12월로 접어든 가운데 모든 팀은 2라운드 종료까지 각각 1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우리은행은 KB스타즈에 시즌 2연승을 거두며 선두 자리를 지켰다. KB스타즈는 박지수의 체력을 걱정해야 한다. 삼성생명은 OK저축은행 전 승리로 버저비터 역전패의 충격에서 벗어났다. KEB하나은행은 삼성생명이 탔던 롤러코스터를 대신 타고 있다. OK저축은행의 포인트가드 부족 문제는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 듯하다. 신한은행은 김단비가 없는 현실에 조금씩 적응하고 있다. WKBL에 공시된 순위의 역순으로 지난주 각 팀의 상황을 돌아봤다.
신한은행(6위, 1승 8패)
신한은행은 30일 OK저축은행을 상대로 63-65로 석패하며 6연패에 빠졌다. 신한은행은 이날 경기에서 1쿼터에 공격 리바운드 9개를 따내는 등 3쿼터까지 OK저축은행과 접전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4쿼터 중반 신한은행의 수비 변화를 알맞게 공략한 OK저축은행이 3점슛 4개를 넣으며 60-49로 크게 앞서나갔다. 거기에 신한은행은 4쿼터 3분 54-63으로 지고 있던 상황에서 얻은 자유투 6개 중 3개만을 넣었다. 신한은행은 이날 경기에서 4쿼터에 자유투 11개를 시도해 8득점을 기록했다. 자유투 슛감은 나쁘지 않았으나 중요한 순간에 놓친 자유투 3개가 신한은행 입장에서는 아쉬울 법했다. 한편, 신한은행은 이날 경기에서 13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은 김단비가 부상을 입은 24일 삼성생명 전(실책 27개)과 26일 우리은행 전(실책 17개) 실패를 딛고 조금씩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한편, 양지영은 김단비의 꼬리뼈 근육 부상 이후 많은 출전시간(우리은행 전 37분 55초, OK저축은행 전 27분 30초)을 소화하고 있다. 양지영은 준수한 슛을 가진 포워드다. 그러나 최근 두 경기에서는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6득점, 2득점을 기록했다. 데뷔 이래 약점으로 지적받아온 몸싸움과 수비도 개선이 필요하다. 골밑 근처에서 OK저축은행 구슬의 스텝에 수차례 당했다. 구슬은 이날 경기에서 올 시즌 본인 최다 득점인 16득점을 올렸다.
김단비가 5일 KB스타즈 전에 복귀할 가능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김단비 이후 시대에 대한 신한은행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번 주 일정)
12/05(수) 19시, vs KB스타즈, 청주체육관
12/08(토) 17시, vs KEB하나은행, 인천도원체육관
OK저축은행(공동 4위, 3승 6패)
OK저축은행은 지난주 신한은행, 삼성생명과 경기를 가졌다. OK저축은행은 신한은행 전에서 구슬(16득점 6어시스트), 다미리스 단타스(18득점 9리바운드)를 앞세워 65-63으로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배혜윤을 필두로 한 삼성생명의 전방위 공격에 64-82로 무릎을 꿇었다.
OK저축은행이 한 주 동안 희비가 엇갈렸던 것처럼 평가가 엇갈릴만한 선수가 두 명이 있다. 바로 안혜지와 정유진이다. 안혜지는 삼성생명 전에서 정선화를 향한 ‘대지를 가르는 패스’를 선보이는 등 어시스트 6개를 배달했다. 거기에 신장이 163cm에 불과한 안혜지가 공격 리바운드 5개를 포함, 총 8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투지를 불태웠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실책 7개를 저질렀다.
안혜지는 팀에서 유일한 포인트가드 자원이다. 그나마 한채진이 포인트 가드 역할을 보조할 뿐이다. 즉, 공격 첨병 역할을 담당하는 안혜지가 흔들리면 OK저축은행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이는 삼성생명 전 2쿼터를 되돌아보면 확인할 수 있다. 안혜지는 이날 경기 2쿼터 초중반에 실책 3개를 범했다. 이 실책은 실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안혜지의 실책 이후 흔들리기 시작한 OK저축은행은 2쿼터에만 10-24로 삼성생명에 뒤처졌다.
한편, 정유진은 오른쪽 무릎 부상을 당한 노현지를 대신하여 신한은행 전에 27분 45초 동안 출전했다. 정상일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정유진이 우리 팀에서 3점슛을 가장 잘 던지는 선수”라는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정유진은 이날 경기에서 3점슛 8개를 던져 단 1개만 넣었다. 그러나 수비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리바운드 8개를 잡았다. 정상일 감독은 그런 정유진을 “슛은 안 들어갔지만, 리바운드 8개를 잡고 수비를 악착같이 했다”며 격려했다. 노현지는 약 두 달 동안 출전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정유진은 노현지를 대신해 한채진과 함께 외곽 쌍포를 꾸려야 한다. 정유진은 실전에서도 3점슛을 자랑할 수 있을까?
OK저축은행은 이번 주 두 차례 원정길을 떠난다. 두 경기 모두 중위권 도약을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다. 특히 6일 KEB하나은행 전은 라운드 당 2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 하는 경기다.
(이번 주 일정)
12/06(목) 19시, vs KEB하나은행, 부천실내체육관
12/10(월) 19시, vs 삼성생명, 용인실내체육관
KEB하나은행(공동 4위, 3승 6패)
1라운드에 삼성생명이 타던 롤러코스터를 KEB하나은행이 대신 타는 듯하다. KEB하나은행은 지난주 삼성생명(74-68)과 우리은행(47-64)을 상대로 1승 1패를 거뒀다. 2라운드 전적은 승패승패로 부침을 반복하고 있다.
이 같은 오르내림은 빠른 농구를 추구하는 플레이 스타일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이환우 감독이 빠른 농구를 추구하는 가운데, 고아라, 신지현, 김이슬 등 출전시간이 많은 선수들도 속공에 좀 더 재능을 발휘하고 있다. 그래서 삼성생명 전처럼 서로 치고 박는 구도가 나타나면 많은 득점을 올리며 분위기를 끌고 온다. 반면, 공격 속도가 떨어졌을 때는 효율이 급감하고 샤이엔 파커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짙어진다. KEB하나은행은 우리은행의 ‘질식 수비’에 고전하며 47-64로 패배했다. 이날 경기에서 파커는 22득점 10리바운드로 제 몫을 다했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득점 지원이 부족했다.
그 와중에 강이슬이 서서히 부활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강이슬은 삼성생명 전에서 22득점(3점슛 3개) 5리바운드 2스틸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경기는 강이슬에게 약이 될 확률이 높다. 그동안 오프 더 볼 무브로 상대 수비진을 교란했지만 정작 자신의 슛을 놓쳤던 강이슬이었다. 강이슬의 초반 7경기 동안 7.3득점, 2점슛 성공률 28.6%, 3점슛 성공률 27.8%을 기록했다. KEB하나은행이 파커, 신지현, 김단비 등 지난 시즌보다 다양한 공격 루트를 확보했다지만, 이는 팀의 에이스가 받을 성적표는 아니었다. 그랬던 강이슬이 이날 경기에서 컷인, 속공, 3점슛으로 많은 점수를 만들어냈다. 팀 내 국내 선수 중 최고의 스코어러지만, 그동안의 부진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는 강이슬 스스로에게 위안을 줄 만한 기록지를 받아든 셈이다.
한편, KEB하나은행은 2쿼터 부진에 대한 해법을 아직 찾지 못했다. 두 경기에서 모두 2쿼터에 패배했다. KEB하나은행의 2쿼터 전적은 2승 7패로 최하위다. 신한은행을 상대로만 2승을 거뒀을 뿐이다.
KEB하나은행은 이번 주에 두 경기를 치른다. 이 중 6일 OK저축은행 전에서 반드시 승리를 거두며 2라운드를 분위기 좋게 마치고 싶을 것이다. 별로 의미는 없지만, KEB하나은행이 최근 승패를 반복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OK저축은행 전은 KEB하나은행이 이길 차례다.
(이번 주 일정)
12/06(목) 19시, vs OK저축은행, 부천실내체육관
12/08(토) 17시, vs 신한은행, 인천도원체육관
삼성생명(3위, 4승 5패)
삼성생명은 지난주 KEB하나은행(68-74), KB스타즈(78-80), OK저축은행(82-64)을 상대로 1승 2패를 거뒀다. 경기력만 놓고 보면 3승을 거둘 법도 했던 삼성생명 입장에서는 퍽 아쉬운 성적표다. 하지만 긍정적인 면을 찾을 수 있었다. 김한별이 지고 있던 짐을 박하나, 배혜윤이 나눠 가지고 있다.
최근 박하나의 손끝이 매섭다. 박하나는 지난주 3경기 평균 16.7득점을 기록했다. 2점슛 성공률은 62.5%(10/16), 3점슛 성공률은 57.1%(8/14)에 달했다. 수비에서도 활기찬 모습을 보이며 좋은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다. 배혜윤은 3경기 평균 12.7득점 8.3리바운드 5.3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배혜윤은 특유의 유려한 스텝과 영리함으로 컨트롤타워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반면 김한별은 3경기 평균 10득점, 6.7리바운드, 2.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김한별이 1라운드 때 삼성생명 국내 선수 중 평균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스틸 부문에서 1위에 오른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덧붙여, 공격이 약하다고 평가받던 아이샤 서덜랜드도 3경기 평균 14득점을 기록하며 공격 면에서 향상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이주연, 윤예빈도 번갈아 가며 활약하고 있다.
이처럼 삼성생명은 팀 분위기가 좋았음에도 지난주에 2패를 떠안았다. 패한 두 경기 중 삼성생명은 KB스타즈 전을 두고두고 곱씹을 것 같다. 78-75, 4쿼터 40여 초를 남겨둔 상황에서 삼성생명은 카일라 쏜튼의 골밑 돌파를 막아내고 공격권을 가져왔다. 그런데 이주연이 공격 제한 시간 15초를 남긴 상황에서 돌연 3점슛을 던졌다. 슛이 들어갔다면 쐐기포가 됐겠지만 이주연의 슛은 링을 돌아 나왔다. 이때부터 삼성생명의 불행은 시작됐다. 롱 리바운드를 따낸 쏜튼이 속공으로 2득점을 기록했다. 28.5초 남은 상황에서 78-77, 그래도 삼성생명이 앞서고 있었다. 그런데 배혜윤이 박지수를 외곽에 끌어낸 후 돌파를 시도하여 공격 제한 시간 6초가 남은 상황에서 레이업슛을 시도했다. 이 슛은 허공을 갈랐고, 염윤아, 심성영을 거쳐 강아정에게 전달된 공은 경기 종료 버저와 함께 림을 갈랐다. 78-80, 허탈한 패배였다. 경기 종료 후 임근배 감독은 타임 아웃이 한 개 남아있음에도 상대에게 정리할 시간을 주지 않기 위해 사용하지 않았다는 내막을 공개했다. 임근배 감독은 선수들의 경기 운영능력을 믿으며 합리적인 판단을 내렸지만, 결국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던 것이다.
(이번 주 일정)
12/07(금) 19시, vs 우리은행, 아산이순신체육관
12/10(월) 19시, vs OK저축은행, 용인실내체육관
KB스타즈(2위, 7승 2패)
KB스타즈는 지난주 우리은행과 삼성생명을 상대로 1승 1패를 거뒀다. KB스타즈는 강력한 수비를 바탕으로 템포 바스켓을 펼친 우리은행에 가로막혀 56-61로 패배했다. 하루 쉬고 치른 삼성생명 전에서는 강아정이 3점 버저비터를 성공시키며 80-78로 신승했다.
최근 박지수의 컨디션이 심상치 않아 보인다. 박지수는 우리은행 전에서 수비 범위를 좁힌 우리은행에 고전하며 7득점, 7실책을 기록했다. 삼성생명전에서도 9득점을 올리며 두 자릿수 득점에 실패했다. 박지수가 다소 저조한 기록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약한 체력이다. 최근 두 경기를 통해 박지수의 후반에 확연하게 발이 느려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수비 시엔 상대 팀 선수를 따라가지 못하고, 공격 시에도 자신감을 갖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이런 체력 저하는 왜 발생하고 있을까? 크게 두 가지 원인을 꼽을 수 있다.
첫 번째로는 체력 훈련 시간 부족. 박지수는 올해에 WKBL 내 국내 선수 중 그 누구보다도 공식경기를 많이 소화했다. WNBA, 아시안게임, 농구월드컵 등 출전할 수 있는 모든 대회에 출전했다. 그러다 보니 하체를 강화하고 체력을 키울 시간이 부족했다.
다른 하나는 박지수의 플레이 스타일. 박지수는 예년에 비해 행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빅맨이 3점 라인 근처에서 핸즈오프를 하거나 스크린을 거는 건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그런데 박지수는 그뿐만 아니라 3점 라인 밖에서 공을 들고 있는 빈도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수비에서도 3점 라인 밖까지 나가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이는 삼성생명 전에서 특히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배혜윤은 이날 박지수를 3점 라인까지 끌어내고 수차례 돌파를 시도했다. 여기에 박지수는 배혜윤을 향한 인바운드 패스를 차단하기 위해 하프라인에 접근하기도 했다. 게다가 박지수는 외국선수 수비도 맡아야 한다.
훈련이 부족한 상태에서 하는 일은 많아지니 체력이 빨리 소진되는 것은 당연하다. 박지수의 체력 관리에 실패한다면 라운드가 거듭될수록 KB스타즈가 우리은행에 승리를 거두는 확률은 점점 떨어질 것이다. 이번 주 일요일 KB스타즈와 우리은행의 3차전은 어떻게 될까?
(이번 주 일정)
12/05(수) 19시, vs 신한은행, 청주체육관
12/09(일) 17시, vs 우리은행, 청주체육관
우리은행(1위, 9승)
우리은행의 수비가 다시 빛났던 한 주였다. 우리은행은 지난주 KB스타즈와 KEB하나은행을 상대로 모두 승리를 거뒀다. 우리은행은 61-56으로 KB스타즈를 이겼다. 이날 경기에서 우리은행은 쏜튼의 속공 시도 두 번을 모두 막아냈다. 쏜튼은 속공을 통해 스스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선수다. 이러한 점을 잘 이해한 우리은행은 김정은을 앞세워 쏜튼의 속공 득점을 철저히 봉쇄했다. 쏜튼은 이날 경기에서 본인 평균 득점(9경기 평균 22.4득점)에 못 미치는 15득점(2점슛 4/14, 3점슛 1/2, 자유투 4/5)을 올렸다.
KEB하나은행 전에서는 앞선 수비가 제 역할을 했다. 우리은행은 파커에게 22점(2점 8/13)을 내줬다. 하지만 박혜진을 필두로 앞선에서 강력한 대인방어로 상대 가드, 포워드진를 수비했다. 이를 통해 강이슬(10득점)을 제외한 나머지 국내 선수들의 득점을 각각 5점 이하로 묶었다.
한편, 박혜진은 최근 물오른 공격력을 과시하고 있다. 박혜진은 지난 두 경기에서 각각 19득점, 18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박혜진은 이번 시즌 평균 17.6득점 5.9리바운드 4.7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평균 득점 부문에서 국내 선수 중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평균 어시스트 부문에서도 박지수(평균 5개)에 이어 2위에 올라있다. 3점슛 성공률은 39.6%(21/53)로 다른 국내 슈터들을 제치고 당당히 2위에 올라있다(1위 카일라 쏜튼 47.6%), 박혜진은 국제무대에서 느낀 좌절감을 오히려 발판 삼아 한 층 더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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