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의 선두다툼은 대한항공-현대캐피탈 2강 싸움으로 좁혀지고 있다. 2라운드 현대캐피탈이 주춤한 사이 대한항공이 승점 차를 벌려 여유있게 선두를 질주하는 듯 했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이 3라운드 3경기를 모두 이기는 동안 대한항공이 주춤하며 10일 현재 두팀의 승점 차는 1까지 줄어들었다.
두 팀의 최근 행보는 휴식일과도 연관돼 있다. V리그 남자부 각 팀은 짧게는 3일, 길게는 6~7일의 휴식일을 두고 경기를 치른다. 휴식일은 일정치 않다. 현대캐피탈의 경우, 2라운드 6경기를 치르는 동안 5일 이상 쉬어본 적이 없다. 대한항공이 2라운드 중 5일 휴식을 2번, 6일 휴식을 1번 취한 것과는 차이가 있다. 현대캐피탈은 4승을 거두고도 승점을 9점밖에 쌓지 못했고, 대한항공은 5연승을 달리며 현대캐피탈에 승점 5 차 앞선 1위로 2라운드를 끝냈다. 3라운드에서는 상황이 바뀌었다. 대한항공은 오는 22일 한국전력전만 6일 휴식 후 치를뿐 그에 앞선 3라운드 5경기는 모두 3~4일만 쉬고 경기를 치른다. 지난주 일정은 특히 빡빡했다. 지난 3일 KB손해보험과 의정부 원정경기를 치른 뒤 6일 삼성화재, 9일 우리카드 등 사흘 간격으로 잇달아 경기를 치렀다. 일주일새 3경기를 했다. 이 기간 대한항공은 2승1패를 거뒀지만 그 중 1승은 우리카드와 풀세트 접전 끝에 겨우 따낸 승리였다. 삼성화재에 1-3으로 패한 여파를 극복하지 못하고 우리카드에게도 먼저 2세트를 내줘 패배 직전까지 갔다. 2라운드를 포함해 6연승을 달리던 현대캐피탈이 선두로 치고 나갔다. 대한항공이 하루 만에 선두로 복귀했지만 대한항공(승점 33점·11승4패)과 현대캐피탈(승점 32점·12승3패)의 순위는 경기를 치를 때마다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두 팀의 성적이 단순히 휴식일 차이에 갈린 것은 아니다. 2라운드까지 대한항공은 지난 시즌 우승을 합작한 세터 한선수와 삼각편대 밋차 가스파리니-곽승석-정지석이 건재했다. 현대캐피탈은 주전 세터 이승원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전광인과 문성민 등 날개 공격수들이 조금씩 난조를 보였다. 그러나 3라운드 들어 현대캐피탈은 이승원이 돌아오면서 공격까지 안정을 찾았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지난 9일 경기를 앞두고 “다른 팀들도 조금씩 선수들간 손발이 맞아가는 시기”라며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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