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BL, 웃음거리였던 ‘외국인 선발 제도’ 손본다…“키 제한 폐지 논의”

레벨아이콘 꼬마사냥꾼
조회 160 18.12.19 (수) 17:16


-‘외국인 선수 키 제한’으로 웃음거리 됐던 KBL
-KBL “보다 개방적인 외국인 자유계약 제도 고민 중”
-“키 제한, 장·단신 외국인 선수 연봉 상한선 철폐도 고려 대상”
-현장 감독들 “반대 구단들과 이견 좁히는 게 우선”
 
KBL 역대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꼽히는 단테 존스(사진=KBL)

 

  
[엠스플뉴스]
 
KBL(한국프로농구연맹)이 외국인 선수 선발 제도에 변화를 줄 예정이다. 전 세계의 웃음거리가 된 '키 제한 폐지'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KBL 관계자는 리그 흥행에 더 도움이 되는 '외국인 선수 제도'가 무엇일지 심도깊게 고민 중이라며 리그 내부에서도 '외국인 선수 키 제한과 연봉 상한선을 모두 철폐해 보다 개방적인 자유계약 제도로 변화를 꾀하자'는 목소리가 강한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7년 만의 외국인 선수 선발 제도 변화, 농구계 "허울만 자유계약 제도" 반발
 
KBL은 23시즌 동안 트라이아웃(18시즌)과 자유계약(5시즌) 제도를 오가며 외국인 선수를 선발했다(표=엠스플뉴스)

 

  
KBL은 2018~2019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선수 선발 제도에 변화를 줬다. 7년 만에 '트라이아웃'에서 '자유계약'으로 제도를 바꿨다. 하지만, 농구계는 환영 대신 "허울만 자유계약 제도"란 불만을 쏟아냈다.
 
가장 논란이 된 건 ‘키 제한’이었다. 올 시즌 KBL '장신 외국인 선수'는 200cm 이하 선수만이 뛸 수 있다. 2016~2017시즌 안양 KGC 인삼공사를 챔피언으로 이끌고, 2017~2018시즌엔 득점왕을 차지했던 데이비드 사이먼이 KBL을 떠나야 했던 이유도 바로 202cm의 키 때문이었다. 
 
'단신 외국인 선수' 역시 186cm를 넘지 못하도록 했다. 이 때문에 2017~2018시즌 서울 SK 나이츠의 챔피언 등극을 이끈 테리코 화이트(192cm), 2016~2017시즌 득점왕 안드레 에밋(191cm) 등 팬들의 큰 사랑을 받은 단신 외국인 선수들은 전부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한 구단 관계자는 '화이트, 에밋을 장신 외국인 선수로 영입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하는 분도 계실지 모르나, 골밑을 지키는 장신 외국인 선수 없이 한 시즌을 치르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1997년 KBL 출범 이후 장신 외국인 선수 없이 시즌을 치른 팀이 전무하다고 밝혔다.  
 
KBL, "키 제한, 연봉 상한선 철폐도 고민. 리그 흥행 위해 보다 개방적인 외국인 선발 제도로 변화를 꾀할 필요성 있다."
 
 
7월 1일 취임한 이정대 KBL 새 총재는 외국인 선수 제도 변화에 적극적인 입장으로 알려졌다. 이 총재는 취임 때부터 ‘소통’을 강조했다. KBL이 '팬들의 목소릴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취지로 ‘보이스 포 KBL’을 기획한 것도 이 총재가 강조한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KBL 고위 관계자는 총재께선 '팬들이 외국인 선수 제도 변화를 강력하게 원한다면 그 방향으로 고민하는 게 맞다'는 입장이라며 “'보다 개방적인 형태로 외국인 선수를 선발하는 게 낫지 않느냐'는 생각을 하시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여기서 '보다 개방적인 형태'란 키 제한, 연봉 상한선 철폐를 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KBL은 장·단신 외국인 선수 합쳐 연봉 70만 달러(한화 약 7억 8,750만 원)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현 KBL 수뇌부는 화려한 경력과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 리그에서 뛰면, 흥행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2004~2005시즌 안양 SBS 스타즈(현 안양 KGC)의 15연승을 이끌며 신드롬을 일으킨 단테 존스가 대표적인 예다. 
 
존스는 당시 2,600명이던 홈경기 평균 관중을 4,200명으로 끌어올렸다. 원정에서도 구름 관중을 몰고 다니며 KBL이 첫 100만 관중을 돌파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당시 외국인 선수는 '자유계약 제도'를 통해 선발됐다. KBL 역대 한 시즌 최다관중을 기록했던 2011~2012시즌도 외국인 선수 제도는 지금보다 개방적인 자유계약이었다.
 
KBL 고위 관계자는 리그 흥행에 더 도움이 되는 외국인 선수 제도가 무엇인지 심도깊게 고민 중이라며 KBL 내부에선 '키 제한과 연봉 상한선을 철폐하고, 보다 개방적인 자유계약 제도를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더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 고위 관계자는 “KBL이 독단적으로 외국인 선수 제도를 바꿀 순 없다”며 “KBL 이사회가 열리는 내년 3월을 전·후로 구단들 의견을 종합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BL은 외국인 선수의 비중이 큰 리그다. 12월 17일 기준 올 시즌 득점 순위 1위부터 10위까지가 전부 외국인 선수다. 리바운드 10걸에 8위 '안양 KGC' 오세근(경기당 평균 9.0개), 9위 '창원 LG 세이커스' 김종규(7.9개)가 이름을 올렸으나, 1위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 라건아(14.9개)와는 큰 차이가 있다.
 
물론 모든 구단이 KBL의 고민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는 건 아니다. 저예산 구단은 '보다 개방적인 자유계약 제도'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시장 논리에 맞게 보다 개방적인 자유계약 제도로 변화하는 게 맞다면서도 그러나 보다 개방적인 자유계약 제도를 원하지 않는 팀이 있을 수 있는 만큼 구단간 의견 차를 최대한 좁혀 나가는 게 우선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근승 기자 [email protected]

sports.news.naver.com/basketball/news/read.nhn?oid=529&aid=0000029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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