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웸블리 스타디움
토트넘 홋스퍼와 레알 마드리드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1:0으로 토트넘이 레알 마드리드에 끌려가고 있다.
그리고... 후반 20분
벤치 박항서 감독의 한마디.
'손흥민 내'
손흥민. 그가 누구인가. 토트넘에서만 150개의 골을 집어넣은 명실상부한 토트넘의 레전드. 폼이 절정에 올랐던 2020시즌, 가레스 베일의 은퇴로 레알 마드리드의 대체자 찾기 1순위가 되어 1800억의 오퍼를 받지만 "나는 토트넘이 좋다. 토트넘의 레전드가 되겠다." 라며 이적하지 않았다. 하지만 급격한 폼저하와 노화로 "시즌이 끝난후 은퇴하겠다" 라고 예고은퇴를 선언한 그의 마지막 경기에, 결정적인 찬스에 박항서감독은 손흥민을 기용한다.
묵묵히 몸을 풀던 손흥민은 터벅터벅 필드로 걸어간다.
한 발짝, 한 발짝. 이젠 이런 느낌도 다신 못느껴보겠지, 하고 손흥민은 씁쓸한 웃음을 짓는다. 하지만 감상은 여기까지. 지금은 냉혹한 승부의 세계. 손흥민은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엠블럼 키스를 하며 마음을 다잡는다.
후반 25분. 손흥민이 토트넘의 첫번째 유효슈팅을 기록한다. 관중들은 Nice one sonny~ Nice one son
손흥민 응원가를 부르고있다.
후반 32분. 레알 마드리드의 패스 플레이가 끊기고 토트넘의 역습찬스. 에릭센이 볼을 잡고 멀리 있는 손흥민에게 롱패스를 전개한다. 손흥민 특유의 측면 스텝오버 그리고 슈팅! 레알로 이적한 골키퍼 돈나룸마의 슈퍼세이브.
관중들은 아쉬움에 탄식한다.
후반 35분. 다시 한 번 손흥민에 찾아온 기회. 볼은 손흥민에게 연결되고 손흥민은 골키퍼와 1:1 상황. 이 때, 골키퍼 돈나룸마의 거친 태클. 심판은 PK를 선언한다.
관중들의 환호와 욕설로 술렁이는 경기장.
키커는 에릭센. 과감한 슈팅으로 깔끔하게 공을 골대로 집어 넣었다.
토트넘 홋스퍼 1 : 1 레알 마드리드
후반 40분. 레알 마드리드의 역습. 레알 마드리드의 새로운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의 불꽃 같은 슈팅. 하지만 요리스에 막히고 만다.
후반 43분. 토트넘의 역습찬스. 에릭센이 찬 공이 골 포스트 옆을 스쳐나갔다.
후반 45분. 심판은 추가시간 3분을 부여했다.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 2분 36초. 요리스의 롱패스가 손흥민의 발 앞에 떨어졌다. 그리고 돌파. '손흥민 존'에서 과감한 감아차기.
팡, 소리와 함께 공은 정확히 골대 좌측 상단 안으로. 관중들의 환호성은 더이상 들리지않는다. 챔피언스리그 결승 극장골.
토트넘 홋스퍼 2 : 1 레알 마드리드
손흥민은 지난 선수시절의 기억들이 떠오른다. 함부르크 시절 첫 골, 브라질 월드컵에서 흘린 눈물,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 승리, 카타르 월드컵 대한민국의 8강 진출.. 그리고 다시 시점은 현실로. 곧 심판의 휘슬이 불리고 토트넘 벤치의 모든 사람들과 경기장 일부 관중들이 그라운드에 뛰어든다.
후배들에겐 미안하지만 박항서감독을 찾아가 껴안은 손흥민. 그의 눈은 어느새 촉촉해졌다.
'해냈구나, 흥민아'
그리고 이듬해 그의 이름은 토트넘 홋스퍼의 명예의 전당에 남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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