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가 역수출한 오르샤, 유럽서 꽃 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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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8 21.03.19 (금) 06:48



K리그 출신의 미슬라프 오르시치(디나모 자그레브)가 유럽서 만개한 기량을 펼치고 있다.

오르시치는 19일(한국시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토트넘 홋스퍼와의 2020~2021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16강 2차전에 선발 출전해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자그레브의 3-0 완승을 이끌었다. 1차전 방문경기에서 0-2로 패했던 자그레브는 오르시치의 활약을 앞세워 두 경기 합계 3-2로 앞서며 8강에 진출했다.

오르시치는 후반 17분 팀에 리드를 안기는 선제골을 터뜨렸다. 페널티박스 왼쪽 모서리 부근에서 반대편 골대 상단 구석을 찌르는 정확한 감아차기로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37분에는 페널티박스 안에 대기하다 오른쪽 측면에서 이어진 크로스를 정확한 슛으로 연결해 추가골을 뽑아냈다. 이 골로 자그레브는 1,2차전 합계 동률을 만들었고 경기를 연장까지 끌고갔다. 오르시치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연장후반 1분 혼자 30여 미터를 질주하며 토트넘 수비진을 농락했고, 페널티박스 바로 앞에서 강력한 오른발슛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자그레브의 8강을 견인한 세 번째 득점이었다.

오르시치는 크로아티아 18세, 19세, 20세, 21세 이하 대표팀을 거친 엘리트 선수였다. 그러나 스페지아, 리예카, 첼예 등 여러 팀을 거치면서 프로무대에서는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2015년 K리그의 전남 드래곤즈에 입단하며 한국에서의 생활을 시작했다. 이때부터 오르시치는 오르샤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다. 첫 시즌 오르시치는 33경기에 출전해 9골7도움을 기록하며 특급 외인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듬해에도 전반기 16경기서 5골4도움을 기록하며 중국 창춘 야타이로 이적했다. 반 시즌만 뛰고 울산 현대에 입단한 오르시치는 2017년 10골3도움을 기록하며 팀 공격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2018년 전반기에도 14경기서 4골1도움으로 준수한 모습을 보인 끝에 자그레브의 러브콜을 받고 크로아티아로 복귀했다.

흥미로운 것은 복귀 후의 활약상이다. 오히려 K리그에서보다 훨씬 좋은 모습을 보이며 유럽 무대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2018~2019시즌 24경기에 출전해 6골을 기록하더니 지난 시즌 13골로 리그 최고 수준의 공격 자원으로 떠올랐다. 이번 시즌에도 리그에서만 14골, 유로파리그서 5골로 시즌 20골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도움 기록 6개까지 포함하면 19골6도움으로 압도적인 활약을 이어가는 중이다.

오르시치는 K리그가 역수출한 선수로 봐도 무방하다. 한국에 올 때까지만 해도 그저 그런 선수였지만 K리그에서 기량을 향상시켜 본토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이는 특이한 케이스다. 2003년 안양LG에서 뛰었던 그라피테가 2008~2009시즌 볼프스부르크에서 독일 분데스리가 득점왕을 차지했던 것과 비슷한 사례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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