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가 원했던 선동열, ML 갔다면 무조건 10승" 허구연 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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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4 21.05.28 (금) 05:48



허구연(70) MBC 야구 해설위원이 최근 펴낸 회고록 '한국프로야구 40년, 그라운드는 패배를 모른다'에선 한국야구의 산증인으로 직접 경험한 흥미로운 뒷이야기가 생생하게 담겨있다. 여러 이야기 중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국보급 투수' 선동열(58) 전 야구대표팀 감독의 현역 시절에 얽힌 일화다. 

프로야구가 출범한 지난 1982년부터 야구 해설을 시작한 허 위원은 야구의 본고장 메이저리그를 공부하기 위해 1984년 봄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의 LA 다저스 캠프를 찾았다. 야구 세계화에 관심이 컸던 피터 오말리 구단주가 허 위원을 극진히 대우한 가운데 다저스의 고위 관계자들이 선동열에 대한 관심을 표했다. 

1982년 서울에서 열린 세계야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을 우승으로 이끌며 대회 MVP를 차지한 선동열은 이미 국제적인 선수였다. 알 캄파니스 당시 다저스 단장은 "선동열이 메이저리그에 오면 몇 승을 할 수 있을까?"라며 계약금 얼마면 영입이 가능한지 허 위원에게 물어봤다. 허 위원은 "10승 이상 가능하다. 적어도 50만 달러는 줘야 한다"고 답했다. 

당시 해설위원 신분이었던 허 위원은 중간에서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 그해 여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서 허 위원과 재회한 캄파니스 단장은 "선동열이 꼭 필요하다"며 재차 도움을 청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선동열은 훗날 다저스를 비롯해 뉴욕 양키스, 밀워키 브루어스 등이 거액에 영입을 제안했지만 병역 문제로 인해 꿈을 이루지 못했다고 밝혔다. 

 

 

회고록에서 허 위원은 "만약 선동열이 메이저리그에 갔다면 10년간 매년 10승 이상 기록했을 것이다. 20대 초반이었던 그의 나이를 감안하면 아시아인 최고 기록까지 수립했을 것이라 믿는다"고 확신을 했다. 1994년 박찬호가 다저스와 계약하며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거가 됐지만 선동열이 먼저 갔더라면 한국야구 역사가 바뀌었을 것이다. 

허 위원은 "지금 생각해도 너무 아깝다. 선동열이 미국에 갔더라면 무조건 10승이다. 랄프 아빌라 다저스 스카우트도 10승할 것이라고 단장에게 보고했다. 이미 국제대회에서 맹위를 떨친 투수였다. 공이 진짜 좋았다. 즉시 전력으로 가능했다"며 "지금 류현진뿐만 아니라 김광현과 양현종도 메이저리그에서 하고 있다. 선동열이라면 충분히 잘했을 것이다"고 아쉬워했다. 

당시 다저스가 관심을 가졌던 한국인 선수는 선동열뿐만이 아니었다. 투수 최동원, 내야수 김재박도 다저스의 스카우팅 리포트에 있었다. 수기로 된 리포트를 직접 봤던 허 위원은 "최동원과 김재박도 평가가 좋았지만 나이가 있어서 다저스가 적극적으로 영입할 생각은 안 했다. 제일 어린 선동열을 가장 탐냈다"고 기억했다. 당시 선동열은 만 21세, 최동원과 김재박은 각각 만 26세와 30세였다. 

해설, 감독, 코치로 KBO리그와 메이저리그를 넘나들며 40년째 현장을 지키고 있는 허 위원의 이번 회고록은 한국 야구에 있어 사료적 가치를 지닌다. 프로야구 탄생부터 신생 구단 창단, 신축 야구장 건립, 주요 야구인들의 숨은 이야기 등 다양한 비화뿐만 아니라 야구 발전을 위한 예리한 통찰과 제언도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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