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스 마이콜라스(33·세인트루이스)는 동양 야구에서 성공을 거둔 뒤 메이저리그(MLB)로 금의환향한 대표적 케이스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MLB에서는 널려 있는 ‘그저 그런 투수’였던 마이콜라스는 일본 무대에서의 성공을 무기 삼아 2018년 세인트루이스와 계약했다. 대접도 비교적 후했다.
“일본과 MLB의 수준 차이는 분명하다”, “MLB에서 한 번 실패한 투수로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받았던 마이콜라스는 마운드에서 울분을 쏟아냈다. 2018년 18승4패 평균자책점 2.83을 기록하며 자신을 과소평가했던 이들의 입을 다물게 했다. 올스타까지 치고 올라갔다. 최고의 순간이었다. 2019년에는 9승14패 평균자책점 4.16으로 다소 부진했지만, 세인트루이스는 마이콜라스와 4년을 더 하기로 했다. 4년간 6800만 달러(약 760억 원)를 쏟아 부었다. 신뢰의 표시였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 계약을 맺은 뒤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마이콜라스는 2020년 스프링트레이닝이 시작하자마자 팔꿈치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언제 돌아올 수 있을까”라던 마이콜라스는 결국 시즌이 끝날 때까지 1경기도 못 뛰었다. 올해도 그 여파가 계속됐다. 마이콜라스는 올해 1경기에 뛴 뒤 다시 팔꿈치 굴근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마이콜라스에 이어 잭 플래허티, 김광현까지 부상자 명단에 오른 세인트루이스는 비상이 걸렸다.
현지 팬들은 이미 기량이 정점을 찍었고, 2019년 성적과 구위가 점차 떨어지고 있었던 마이콜라스에게 4년의 거액 계약을 준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마이콜라스는 앞으로도 6주 정도는 결장할 예정이고, 올스타 브레이크전 복귀는 무산됐다. 1년 반 동안의 연봉은 무려 약 2500만 달러(약 280억 원)에 이르는데, 280억 원을 받고 딱 한 경기에 뛴 셈이 됐다. 물론 보험으로 어느 정도 만회하겠으나 씁쓸한 현실임은 분명하다.
2년 연속 팔꿈치 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마이콜라스는 복귀 이후 활약도 불투명하다. 이제 만 33세의 투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이콜라스는 2022년과 2023년에도 2년간 3400만 달러를 더 받는다. 세인트루이스의 악몽이 언제쯤 끝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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