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졌던 에릭센 일어서자 덴마크 골 폭죽이 터졌다

레벨아이콘 강남미인
조회 31 21.06.23 (수) 03:40



크리스티안 에릭센(인터밀란)을 위해 하나로 뭉친 덴마크 축구가 유로 2020에서 ‘코펜하겐의 기적’을 일궈냈다.

덴마크는 22일 덴마크 코펜하겐 파르켄 스타다움에서 열린 유로 2020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러시아에 4-1 대승을 거뒀다. 1승 2패(승점 3)로 핀란드(0), 러시아(―2)와 동률이 된 덴마크(+2)는 3팀 간 골득실에서 앞서 조 2위로 극적인 16강 진출을 이뤄냈다.

에릭센을 위한, 에릭센을 향한 덴마크 선수들의 집중력이 무더기 골로 이어졌다. 13일 핀란드와의 조별리그 경기 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진 후 심폐소생술을 받고 병원으로 이송됐던 에릭센은 심장 제세동기를 삽입하는 수술을 받고 퇴원해 3차전을 앞둔 덴마크 대표팀 훈련장에 나타났다. 동료들 덕분에 살 수 있었다는 에릭센의 감사와 응원을 받은 덴마크 선수들은 대승으로 다시 일어난 에릭센에게 보답했다.

덴마크 선수들은 경기 도중 또 하나의 선물을 했다. 토트넘 시절 에릭센과 동고동락했던 손흥민이 한국 대표팀으로 출전한 13일 레바논과의 카타르 월드컵 예선전에서 득점을 한 뒤 에릭센의 쾌유를 비는 세리머니를 한 것을 덴마크 선수들이 따라한 것이다. 당시 손흥민은 카메라 앞에서 손가락으로 에릭센의 배번이었던 ‘23’을 펼쳐 보이며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 덴마크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은 2-1로 앞선 후반 34분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골을 터뜨린 뒤 중계 카메라 앞으로 달려가 양손으로 ‘10’을 만들어 보였다. 대표팀 에이스로 10번을 달고 있는 에릭센을 위한 세리머니였다. 현재 토트넘에서 손흥민과 같이 뛰고 있는 미드필더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도 경기 도중 머리를 다쳤지만 붕대를 감고 투혼을 발휘하며 에릭센에게 값진 승리를 바쳤다.

경기 후 카스페르 휼만드 덴마크 감독은 “이 팀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없다. 선수들의 동기, 팀 정신, 우정은 정말 대단했다. 선수들이 에릭센 사고의 큰 충격에서 어떻게 회복했는지 상상할 수조차 없다. 이들은 강하다”고 놀라워했다. 에릭센도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덴마크의 골 장면 사진을 올리고 덴마크 국기를 붙이며 벅찬 감정을 표현했다. 덴마크는 27일 웨일스와 16강전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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