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수비를 강화하는 것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빅클럽들에 필수 요소가 됐다.
EPL은 유독 수비수 영입에 큰 돈을 지불하지 않는 팀이었다. 공격수에겐 엄청난 자금을 투입하는 경우가 흔했다. 첼시가 2011년 5,850만 유로(약 800억 원)를 투입한 게 대표적이었다. 이와 반대로 기량 좋은 수비수가 있어도 과감한 투자는 기피하는 경향이 컸다.
하지만 최근 추세가 바뀌었다. 대형 센터백에게 거액의 자금을 투입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게 됐다. 역사상 가장 비싼 수비 영입 TOP10에 8명이 EPL 클럽 이적인 것이 이를 증명한다. 공격, 중원이 완벽해도 수비가 무너질 경우 치열한 EPL 순위 경쟁에서 밀리는 상황이 반복됐기 때문에 EPL 빅클럽들은 수비 보강에 돈을 아끼지 않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리버풀의 버질 반 다이크 영입이다. 리버풀은 무려 8,465만 유로(약 1,150억 원)를 지불하며 반 다이크를 데려왔다. 당시 이를 두고 '패닉바이'라는 비판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반 다이크는 압도적인 수비력으로 리버풀 성적 향상에 일등공신이 됐다. 반 다이크 합류 후 리버풀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과 30년 만의 EPL 우승을 일궈냈다.
해리 매과이어한테만 8,700만 유로(약 1,182억 원)를 투자한 맨유도 같은 맥락이다. 맨유는 오랫동안 수비진의 리더가 없어 고통을 받았다. 네마냐 비디치, 리오 퍼디난드 이후 대체자들이 부진한 것이 컸다. 이에 맨유는 역대 센터백 이적료 1위 금액을 투입해 매과이어를 데려왔다. 매과이어는 곧바로 맨유 수비 핵심이 됐고 현재는 주장 완장까지 차고 있다.
지난 여름엔 맨체스터 시티가 대세의 흐름을 따랐다. 맨시티는 완벽한 공격력을 자랑했으나 수비에 맹점이 있었다. 해결책으로 포르투갈 대표팀 센터백 후벵 디아스 영입을 택했다. 이적료는 6,800만 유로(약 924억 원)였다. 디아스는 맨시티 수비를 진두지휘하며 뱅상 콤파니의 역할을 완벽히 대체했다. 맨시티는 이를 통해 지난 시즌 EPL 챔피언이 됐다.
스페인 '마르카'는 21일(한국시간) "EPL 클럽이 성공하기 위해선 최정장급 센터백 영입이 필수적이다"고 주장했다. 해당 매체도 위의 세 예시를 들었고 아스널의 벤 화이트 영입 시도도 추가했다. 아스널은 오랜 수비 불안을 끝내기 위해 브라이튼에 5,500만 유로(약 750억 원)를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스널이 EPL 클럽 성공 공식을 따를 수 있을지 다음 시즌 성적이 주목된다.
댓글 작성 (0/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