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이시 비달(32)이 한 편의 드라마를 만들었다.
RCD 에스파뇰은 3일(한국시간) 스페인 카탈루냐지방 바르셀로나주의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RCDE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22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8라운드 레알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에스파뇰은 리그 2경기 만에 승리에 성공했고 레알은 리그 2경기 연속 승리에 실패했다.
이날 승리의 1등 공신이 비달이었다. 비달은 환상적인 결승골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후반 14분 아드리안 엠바르바가 상대 진영 오른쪽의 비달에게 패스했다. 비달이 이를 잡아 드리블을 감행했다. 자신에게 달려드는 나초 페르난데스의 다리 사이로 공을 빼낸 그는 강력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포효하는 비달의 모습 속에 그간의 힘들었던 시간이 녹아있었다.
비달은 1989년생의 측면 자원이다. 풀백부터 윙포워드까지 측면이라면 두루 소화 가능한 선수다. UD 알메리아와 세비야 FC 소속이었던 전성기 시절에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드리블도 보여줬던 선수다.
비달은 2015년 여름 세비야에서 FC 바르셀로나로 이적하며 커리어의 큰 도약을 이뤄내게 됐다. 당시 바르사는 유소년 영입 조항 위반으로 FIFA로부터 이적 금지 징계를 받은 상황이었다. 당시 팀에 합류해도 6개월 후부터 팀에 뛸 수 있는 상황이었다.
비달은 빅클럽 바르사에 대한 애정으로 이를 감수했다. 6개월 후 데뷔전을 치른 비달은 초반 헤맸으나 갈수록 좋은 경기력을 보이며 핵심으로 발돋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시기 비극이 찾아왔다. 2017년 2월 비달은 현 AC 밀란 레프트백이자, 당시 데포르티보 알라베스서 활약하던 테오 에르난데스에게 태클을 당해 발목이 완전히 돌아가는 부상을 당했다. 이 때문에 5개월 아웃 판정을 받았고, 이는 시즌 아웃을 의미했다.
이후 비달은 불굴의 투지로 재활을 하며 팀에 복귀하기는 했지만, 그 태클이 비달에게서 많은 것을 앗아갔다. 회복 시간에 다른 선수들이 활약했고, 복귀하고도 폼을 끌어올리는데 시간이 소요됐다. 6개월 출전이 어려움에도 합류했던 팀에서 그 끔찍한 5개월 부상으로 입지가 좁아졌다. 결국 그는 그토록 애정을 뒀던 바르사를 2018년에 떠나게 됐다.
비달의 커리어는 그 이후로도 좋지 못했다. 가장 힘들었던 이번 여름 에스파뇰이 손을 내밀었다. 비달이 와신상담하며 시즌을 준비했고, 초반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결국 예전에 그토록 사랑했던 팀의 라이벌인 레알을 상대로 환상적인 골과 승리를 가져온 것이다. 그가 느꼈을 감정이 어떨지 가늠할 수 없다. 한편의 드라마라고 밖에 말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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