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만하면 비슷한 사건이 또 터진다.
유럽 무대에서 뛰는 많은 비(非)백인 선수가 하루가 멀다 하고 인종차별적인 메시지를 받는다. 경기에서 실책이라도 하는 날이면 이들의 소셜미디어 계정엔 입에 담을 수 없는 수준의 인종 관련 욕설이 쏟아진다.
풀럼FC는 이 같은 상황을 방관하지 않았다. 풀럼은 구단 소속 선수가 소셜미디어에서 받은 인종차별 메시지와 관련해 영국 런던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현지시간 21일 밝혔다.
풀럼은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강등돼 2부 리그인 잉글랜드 풋볼리그(EFL) 챔피언십에 머물고 있다.
사건의 중심에 선 건 풀럼의 미드필더 네스켄스 케바노다. 그는 지난 20일 셰필드 유나이티드의 경기 직후 자신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자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글을 올리고 “걱정하지 말라. 이런 이들은 내게 전혀 타격을 주지 않는다”며 팬들을 안심시켰다.
풀럼은 성명에서 “간밤에 우리 선수가 지독한 인종차별에 시달렸다는 사실을 알게 돼 매우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케바노와 굳건히 함께할 것이며 구단은 그가 필요로 하는 모든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면서 “이 문제를 경찰과 관련 당국에 넘겨 ‘제대로’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영국에서 인종차별 발언은 징역형을 받을 수도 있는 중대 범죄다. 지난 9월에도 비슷한 사건에 대한 실형 판결이 있었다.
문제의 남성은 앞서 유로2020 결승전 당시 페이스북에 잉글랜드 대표팀 소속 흑인 선수들의 인종을 비하하는 게시글을 올렸다 법정에 섰다. 남성은 글을 올리던 시각 자신이 술과 마리화나에 취해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영국에선 그라운드를 향한 인종차별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단체도 있다. 1997년 설립된 킥 잇 아웃(Kick It Out)으로, 1993년 시작된 ‘축구계에서 인종차별을 몰아내자(Let’s Kick Racism Out of Football)’ 자선 캠페인이 모태다. 이후 3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지만 영국 축구계의 인종차별 문제는 아직도 뿌리 뽑히지 못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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