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심 끝 KIA의 '베테랑 전진배치', 출발은 성공적

레벨아이콘 해질녘
조회 87 19.06.12 (수) 15:40



 

KIA 베테랑 타자 김주찬 이명기 나지완. 사진제공=KIA타이거즈

 


[광주=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선취득점 시 승률은 참 좋은데…."

삼성과의 주중 홈 3연전을 앞두고 KIA 박흥식 감독대행의 표정은 살짝 어두웠다. 주말 사이 창원 나들이가 악몽이었다. NC전 스윕패. 모두 선취점을 빼앗긴 1점 차 패배라 속쓰림이 더했다. 월요일 하루 쉬고 맞이한 주중 첫 경기, 11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의 홈경기에 앞서 "2%가 부족했다"며 자성 모드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투수는 큰 문제가 없다. 과정이 나쁘지 않았다. 다만 야수가 득점권에서 부진했다. 잔루가 그렇게 많으면 이길 수 없는 거니까…"라며 씁쓸해 했다. 박 감독대행은 "선취득점 시 승률은 좋다. 지키는 야구는 되는데 따라가야 하는 상황에서 반전이 없다"고 말했다. 역시 타자들의 역할에 대한 아쉬움의 표현이었다.  
 

11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KIA 4회말 1사 2,3루에서 터커의 적시타 때 이명기와 김주찬이 득점을 올리고 최형우의 환영을 받고 있다.  
 
KIA는 4회말에 터커의 2타점 적시타 등 4개의 적시타로 5득점을 뽑아내는 빅이닝을 만들어냈다. 사진제공=KIA타이거즈

 


고심 끝에 살짝 변화를 줬다. 타순 조정, 핵심은 베테랑 전진 배치였다. 이명기 김주찬을 테이블세터에 배치했다. 박 감독대행은 "당분간 좌-우 투수 가리지 않고 유지해 보려 한다"고 말했다. 터커-최형우-안치홍이 클린업트리오에 배치됐고, 나지완 김선빈이 뒤를 받쳤다. 한승택, 박찬호는 8,9번에 배치됐다.  

"잔루가 너무 많고 무언가 막히는 부분"에 대한 해법이었다. 결정적일 때 노림수가 좋은 베테랑이 꽉 막힌 혈을 뚫어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고참의 책임감에 대한 주문을 타순에 담았다.  

변화의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베테랑들은 초반부터 힘을 불끈 냈다. 삼성 선발 저스틴 헤일리의 팔이 무거운 것을 간파하고 투구수를 늘리며 집요하게 괴롭혔다. 톱타자 이명기가 볼넷으로 출루했고, 1사 후 터커의 안타가 이어졌다. 2사후 안치홍의 볼넷으로 만루. 나지완이 1B2S의 불리한 볼카운트를 이겨내고 차분하게 볼을 골라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냈다. 박 감독대행이 그토록 강조했던 천금 같은 선취점을 만들어내는 순간이었다. 

1-1로 팽팽하게 맞선 4회말. 고참들은 집중력을 발휘하며 단숨에 승기를 가져왔다. 선두 김선빈이 차분하게 볼넷을 골라 출루한 것이 신호탄. 1사 2,3루에서 전진배치 했던 고참들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1번 이명기를 시작으로 김주찬, 터커의 3연속 적시타가 터졌다. 2사 후 안치홍이 징검다리 안타를 친 뒤 나지완이 좌전 적시타로 단숨에 6-1을 만들었다. 

이날 새롭게 구성된 이명기 김주찬의 신 테이블세터는 각각 2득점, 1타점씩 4득점, 2타점을 합작했다. 김주찬은 터커와 함께 3안타 경기를 펼쳤다. 터커는 결정적 순간마다 알토란 같은 적시타로 3타점을 쓸어담았다. 나지완도 선제 타점 등 2타점을 올리며 제 역할을 했다. 

박흥식 감독대행은 타순 변화를 결정한 뒤 "이번 주부터는 괜찮지 않을까 싶다. 오늘부터 좀 이길 것"이라고 조심스레 예측했다. 그 다짐 같던 예언이 현실이 됐다. 고심 끝 택한 박 감독대행의 베테랑 전진배치. 첫날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24일 오후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KIA타이거즈와 kt위즈의 경기에서 승리한 KIA타이거즈 박흥식 감독대행이 안치홍을 격려해주고 있다. 사진제공=KIA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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