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자존심이 경쟁력인 시대는 끝났다

레벨아이콘 개리사마
조회 141 19.06.28 (금) 10:00



아시아에서 한국 축구는 독보적인 존재다.

최고의 대회인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출전 횟수와 최고 성적은 따라올 국가가 없다. 국가대표팀뿐 아니라 프로축구에서도 K리그는 아시아 중심에 자리 잡았다. 아시아 최강 클럽을 가리는 무대인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 K리그는 통산 11회 우승을 차지했다. 압도적 수치다. 2위 일본이 7회 우승을 기록했고, 3위는 사우디아라비아의 4회다. 이렇듯 아시아에서 한국 축구의 자긍심은 하늘을 찌른다.

하지만 최근 프로축구에서는 이상 흐름이 감지된다. 한국의 주변 경쟁 국가들이 프로축구에 엄청난 투자를 하는 반면 K리그는 제자리걸음을 걷는다. '오일 머니'를 장착한 중동 축구의 투자는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일이다. 여기에 동아시아 국가들도 최근 프로축구 투자에 활발한 모습을 보인다. 특히 중국과 일본이 뜨겁다. 중국은 '축구 굴기'라는 국가적 정책으로 프로축구를 키우고 있고, 일본은 중계권 대박을 터뜨리는 등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상황이다. K리그는? 안타깝게도 시간이 갈수록 투자는 소극적으로 됐고, 구단들은 지갑을 닫았다. 이런 현상에 많은 축구인들이 우려를 표현했다. 이렇게 가다가 언젠가는 중국과 일본에 밀릴 수밖에 없다는 시선이다. 프로축구는 돈으로 움직이는 스포츠다. 많은 돈이 몰리면 그만큼 강해지는 공식이 있다. ACL에서 이런 돈의 흐름을 정확히 볼 수 있다. K리그가 ACL 최다 우승팀이라고 자부하지만, 과거 이야기다. 중국과 일본이 적극적인 투자를 시작할 즈음, 2000년대 후반에도 K리그는 아시아 정상을 수차례 차지했다. 당시에는 한국 축구, K리그의 자존심으로 버텼다. 아무리 돈을 쓰더라도 기본적인 선수의 자질과 경쟁력은 K리그가 한 수 위라는 자긍심이 있었다. 과거에 이 자존심은 통했다. 실제로 엄청난 돈을 쏟아부은 팀들을 K리그가 보란 듯이 무너뜨렸다. 아무리 돈을 쓰더라도 한국 축구의 경쟁력을 넘을 순 없었다.

하지만 이 투자의 흐름이 꾸준히 이어지자 판도는 달라졌다. K리그 선수들이 아무리 경쟁력이 높다고 해도 지속적인 투자 앞에서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프로 세계에서 돈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중국 광저우 헝다가 아시아를 군림하는 시기가 있었고, 2017년(우라와 레드) 2018년(가시마 앤틀러스) 2년 연속 일본이 정상을 차지했다. K리그 최고의 선수들은 해외로 진출하기 바빴다. 유럽으로 진출했다. 유럽으로 가지 못한다면 중국과 일본을 선택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많은 선수들이 중국 슈퍼리그 소속이고, 골키퍼 대다수가 일본 J리그 소속이다.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 주고, 더 많은 연봉을 주는 팀으로 이동하는 것은 프로 세계의 생리다. 중국과 일본으로 가는 선수들을 비판할 수 없는 이유다. K리그는 돈으로 선수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해 주지 못하는 현실이다. K리그 최고의 선수들이 경쟁국으로 떠나는 형국이 이어지는 이유다. K리그는 좋은 선수를 키워 중국과 일본에 내주는 셀링리그로 전락했다. 

 

이런 흐름은 올 시즌에도 이어진다. K리그의 ACL이 벌써 끝났다. 16강에 올랐던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가 상하이 상강(중국)과 우라와에 무너졌다. 전북과 울산은 K리그에서 가장 적극적인 투자를 하는 팀이다. 다른 K리그 팀들의 부러움의 대상이다. 하지만 아시아로 시선을 돌리면 K리그 최고라는 전북과 울산의 투자도 초라하기 짝이 없다. 중국과 일본 클럽들의 투자 앞에서는 명함도 내밀지 못할 정도다.

문제는 이런 흐름이 앞으로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렇게 시간이 흐르면 중국·일본과 한국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다. ACL에서 경쟁력도 밀리는 것이 당연하다. 국가대표팀의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갈수록 투자를 줄이는 K리그에 뚜렷한 해법도 없다. 더 이상 아시아 최강이라는 자존심으로 버틸 수 없는 시대다.  

 

sports.news.naver.com/kfootball/news/read.nhn?oid=241&aid=000293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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