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2일 만의 사이렌…LG 고우석, 등장곡 대물림 자격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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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24 19.06.28 (금) 10:08



지난해 9월 28일, 잠실벌에 마지막 사이렌이 울렸다. 봉중근(38)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이 그라운드를 떠나던 날이다. 그리고 이듬해, 단상 스피커에서 우렁찬 사이렌 소리가 다시금 울려 퍼졌다.

LG 트윈스는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경기에서 6-4로 이겼다. 경기 초반 엎치락뒤치락했던 양상은 4회 들어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4-4로 팽팽하던 7회말, 타선에서 2득점을 더하면서 세이브 조건이 갖춰졌고, 벤치는 8회초 1사 1루에서 기다렸다는 듯 마무리 고우석(20) 카드를 내세워 뒷문 단속에 나섰다.

LG 팬들은 272일 만에 듣는 사이렌 소리에 반가운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더군다나 푹 쉬고 온 고우석이 올라왔으니 편안함은 배가 됐다. 고우석은 이날 탈삼진 3개를 버무려 1⅔이닝을 지워냈다. 데뷔 이래 그 이상의 이닝을 던진 적은 있지만 아웃카운트 5개로 세이브를 기록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올 시즌 고우석은 KBO리그 특급 마무리 계보를 이을 재목으로 평가받는다. 27일까지 그가 남긴 36경기(40이닝) 14세이브 평균자책점 1.80, WHIP 1.18의 성적표가 그 방증이다. 사이렌 등장곡의 원래 주인인 봉 위원도 고개를 끄덕거릴 수밖에 없는 활약이다. 

봉 위원은 LG에서 통산 109세이브를 기록한 ‘전(前) 수호신’이다. 38세이브를 올리며 구단 최다 세이브 기록까지 거머쥔 2013년에는 LG를 11년 만에 가을잔치로 이끌기도 했다. 은퇴 전 구단 인터뷰에서 “죽어서도 LG 유니폼을 옆에 놔두고 싶다”고 할 만큼 팀 충성도도 대단했다. 사이렌 등장곡이 팬들에게 더 각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 등장곡은 이제 ‘신(新) 수호신’ 고우석이 물려받았다. 프로 3년차 고우석은 지난 2년간의 경험을 먹고 잠재력을 실현해냈다. 그는 지난해 구단 인터뷰에서 “많이 내보내 주신 데 대해 감사한 마음이다. 다음 시즌을 위한 경험치를 주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67이닝을 던진 지난해 ‘많은 이닝을 던진 것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음에도 올 시즌 대단한 활약세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고우석에게서 오승환(36, 콜로라도 로키스)의 향기가 난다는 평가도 잇따른다. 시속 150㎞를 웃도는 묵직한 속구, 교묘히 섞어 던지는 슬라이더도 그럴진대, 포커페이스까지 겹치니 교집합이 많다는 것이다. 물론 프로 3년차 선수와 베테랑을 직접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러나 고우석은 오승환에 이어 봉중근까지 KBO리그 역대 굵직한 마무리들을 연달아 소환할 만큼 빼어난 기량을 뽐내고 있다. 

 

sports.news.naver.com/kbaseball/news/read.nhn?oid=139&aid=0002112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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