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껏 웃지 못한 김동엽의 첫 홈런, 예사롭지 않은 부활의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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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84 19.06.28 (금) 16:48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  
두산-삼성 
삼성 타자 김동엽 
2019년 6월 27일 포항야구장  
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

 


[스포츠조선=정현석 기자]27일 포항 두산전, 0-9로 뒤진 8회말. 

삼성 김동엽(29)이 바뀐 투수 박치국의 142㎞ 초구를 때려 포항구장을 반으로 갈랐다. 올시즌 포항구장 마지막 경기, 홈 팀 삼성의 마지막 팬 서비스였다. 라이온즈 경기를 보러 온 팬들이 자칫 영패 경기를 보고 갈 뻔 했다. 오락가락 장마 속에 야구장을 찾은 팬들은 김동엽을 연호했다.  
 

하지만 헬멧을 벗고 덕아웃으로 들어온 김동엽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웃을 수 없었다. 크게 뒤진 상황에서 터진 승패와 관계 없는 홈런. 늦은 첫 홈런에 대한 미안함도 컸다. 

삼성 유니폼을 입고 터트린 마수걸이 홈런. 결코 가벼운 의미가 아니었다. 

오래 동안 꾹꾹 눌려온 거대한 에너지의 분출. 이적 거포의 조금 늦은, 하지만 새로운 출발의 신호탄이 될 수 있는 한방이었다. 동료들이 먼저 직감했다. 말 걸기도 조심스러웠던 동료들이 격하게 축하를 건넸다. 우규민이 숨 막힐 정도로 격하게 안아줬고, 김헌곤이 엉덩이를 두드리며 격려했다. 

두 차례의 2군행. 지난 25일 51일 만에 돌아온 김동엽은 조바심 속에 공을 따라 다니며 헛스윙을 남발하던 이전과 확실히 '다른 모습'이었다. 차분히 공을 골라내며 자기 스윙을 하기 시작했다. 홈런은 그 과정 속에 자연스레 나온 결과였다. 

복귀 후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김동엽은 첫 날 희생플라이로 타점과 안타를 신고했다. 두번째 경기에서 홈런을 터뜨렸다. 고질이던 헛스윙은 복귀 첫 타석에서 두차례가 전부였다. 오랜만에 돌아온 1군 타석에 적응한 이후 평정심을 되찾았다. 두산이 자랑하는 이영하와 린드블럼을 상대로 비록 안타를 뽑아내지는 못했지만 차분한 승부를 펼쳤다. 

타석에서 공을 골라내는 김동엽은 어느 투수에게나 부담스러운 상대다. 아무리 공인구 반발력이 줄었더라도 그는 힘있는 거포다. 중심에 걸리면 무조건 넘어간다. 지난해는 잠심구장에서 장외홈런까지 날린 파워히터다. 펀치력만 놓고 보면 현재 삼성 타자 중 최상이다. 

심상치 않은 김동엽의 이적 후 첫 홈런. 과연 어떤 결과를 낳게될까. 부상에서 복귀한 주포 이원석과 함께 본격적인 여름승부를 앞둔 삼성 타선에 힘을 불어넣게 될까. 극적 반전 스토리가 펼쳐질 만한 분위기, 충분히 무르익었다.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  
두산-삼성 
삼성 타자 김동엽 박해민 
2019년 6월 27일 포항야구장  
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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