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으로 주목받겠다', U-20영광 뒤로하고 강원 막내수비로 돌아온 이재익의 다짐

레벨아이콘 랜드갓설현
조회 88 19.06.28 (금) 17:56



 

2019 FIFA U-20 월드컵 결승에서 우크라이나 선수를 막고 있는 이재익. 사진제공=KFA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스포트라이트는 안 받아도 좋아요. 더 잘하고 싶을 뿐이죠."

아직도 당시 생각만 하면 심장이 두근거린다. 생각하면 할수록 감격스러운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하지만 그 추억에만 젖어 있을 순 없다. 영광의 순간은 이제 잊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할 때다. U-20 월드컵 준우승의 주역에서 K리그1 강원FC의 '막내수비'로 돌아온 이재익(20)이 K리그를 대표하는 수비수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밝혔다.
 

6월 내내, 온 국민은 20세 이하로 구성된 '영 태극전사'들의 선전 덕분에 행복감에 빠져있었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U-20대표팀은 폴란드에서 열린 U-20월드컵에서 승승장구했다. 세계 강호들을 격파하며 결승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FIFA 주관대회에서 결승에까지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주전과 비주전의 구분은 무의미했다. 전 선수들이 '원팀'으로 똘똘 뭉쳐 이뤄낸 결과다. 대표팀의 중앙 수비수로 튼튼히 뒷문을 잠갔던 이재익은 "월드컵 이전에 공개적으로 했던 말이 있다. '스포트라이트는 안 받아도 좋다. 팀이 잘하고 이기면 된다'. 아마 모든 선수들이 나처럼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 덕분에 팀워크가 더 좋았던 것 같다"며 U-20 대표팀이 놀라운 성적을 낼 수 있던 비결을 설명했다. 
 

K리그1 강원 소속으로 경기에 나선 이재익.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그 대단한 추억을 뒤로하고 이제 이재익은 다시 소속팀 강원으로 돌아왔다. 복귀 후 첫 경기였던 지난 3일 포항전은 아쉽게 벤치에서 지켜봐야 했다. 그런데 공교롭게 이 경기가 K리그 역사에 남을 대단한 승부가 됐다. 강원은 0-4로 뒤지다 후반 20분을 남겨두고 5골을 넣으며 5대4로 대역전승을 거뒀다. 이 경기를 벤치에서 지켜만 보기도 힘들었을 듯 하다. 

이재익은 "정말 뛰어 나가고 싶었던 아쉬운 순간이다. 사실 수비수에게 4실점은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는 점수다. 그라운드에 있는 선배들에게 미안하고, 안쓰러운 마음도 들었다"면서 "하지만 월드컵 이후 컨디션이 떨어진 상태라 무리하다가는 자칫 부상이 올 수도 있었다. 감독님과 코치님들도 괜히 무리하지 말자고 하셔서 벤치에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경기를 지켜보면서도 배우는 게 있다. 이재익은 "월드컵에서 큰 경험을 한 이후 소속팀에 돌아와보니 새삼 K리그의 수준이 높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다시 새롭게 경쟁하고 내 가치를 높여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면서 "팀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좀 더 열심히 해서 팀에 녹아들면 더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또한 내 장점이 빌드업인데, 김병수 감독님의 스타일과도 잘 맞는다고 본다. 더 보완하고 완성도를 높여 K리그를 대표하는 수비수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재익은 17라운드까지 3경기에만 출전 중이다. 아직은 팀내에서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선수라고는 볼 수 없다. 하지만 가능성은 그 어떤 선수보다 뛰어나다. 심지어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에서도 주목할 정도다. 벤투 감독의 오른팔이라 할 수 있는 세르지우 코스타 국가대표팀 수석코치도 한 방송에서 이번 월드컵에서 이재익의 활약에 대해 높이 평가한 바 있다. 이재익이 소속팀에서 착실히 성장한다면 한국 축구는 또 다른 대형 수비수를 얻게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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