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 이적' 유희옥, '부상' 배유나 자리 메운다

레벨아이콘 마늘프랑크
조회 114 19.07.03 (수) 14:08



2일 도로공사 인삼공사로부터 유희옥 영입 발표, 정대영과 콤비 예상 

 

 

V리그는 휴식기를 보내고 있지만 각 구단들의 전력보강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구단은 2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2011-2012 시즌부터 프로에서 8시즌 동안 활약했던 베테랑 중앙공격수 유희옥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201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IBK기업은행 알토스의 지명을 받았던 유희옥은 2016년 트레이드를 통해 KGC인삼공사로 이적했다가 3년 만에 다시 세 번째 팀인 도로공사 유니폼을 입게 됐다.

팀의 간판센터 배유나가 어깨와 무릎 부상으로 2019-2020 시즌 제대로 된 활약이 불투명했던 도로공사는 경험 많은 유희옥을 영입하면서 센터진 운용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한편 지난 5월 28일 염혜선 세터를 영입하기 위해 센터 한수지를 GS칼텍스 KIXX로 트레이드했던 인삼공사는 유희옥까지 도로공사로 보내면서 세대교체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프로 미지명 후 실업 무대서 와신상담, 인삼공사 이적 후 주전 입성 

 

프로에서 적응하지 못하거나 FA계약에 실패한 선수 중에는 다소 이른 나이에 은퇴해 실업 무대에서 뛰는 경우가 종종 있다. 2016년 FA협상이 결렬됐다가 2년 만에 기업은행으로 컴백한 백목화나 두 시즌 만에 돌연 은퇴 후 양산시청에서 뛰다가 2014년 프로 무대로 돌아온 김유리(GS칼텍스) 등이 대표적이다(이밖에 포항시 체육회 배구팀에는 프로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던 김민지와 지정희 등이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유희옥의 경우는 여느 프로 출신 선수들과는 조금 달랐다. 중학교 2학년 때 배구를 시작한 유희옥은 배구 명문 수원전산여고를 나왔지만 200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다. 프로 진출이 좌절된 유희옥은 실업팀 수원시청과 양산시청에서 3년 간 기량을 쌓은 후 신인 드래프트에 재도전했다. 그리고 조송화(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문정원(도로공사) 등을 배출한 201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7순위로 기업은행에 지명됐다.

프로 데뷔 첫 시즌부터 김희진과 짝을 이뤄 기업은행의 주전센터로 활약한 유희옥은 주전으로 활약한 3년 동안 우승 한 번과 준우승 한 번을 차지하며 성공적인 선수생활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정철 감독은 조금 더 파워 넘치는 센터 자원을 원했고 양산시청에서 김유리를 영입하며 중앙을 강화했다. 2014-2015 시즌 챔프전부터 주전 자리에서 밀리기 시작한 유희옥은 2015-2016 시즌부터 기업은행의 잉여자원이 되고 말았다.

결국 유희옥은 2016년 6월 유미라와의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인삼공사로 이적했다. 물론 유희옥이 프로 생활을 시작했고 4년 연속 챔프전에 진출했던 강 팀에서 나온 것은 아쉬운 일이지만 유희옥에게는 인삼공사에서 더 많은 출전기회를 얻을 수 있기에 썩 나쁘지 않은 이적이었다. 실제로 화려하진 않지만 실속 있는 플레이를 펼치는 유희옥의 경기 스타일은 끈끈한 인삼공사의 팀 색깔과도 잘 맞았다.

유희옥은 이적 첫 시즌부터 190cm의 장신 유망주 문명화(GS칼텍스)를 제치고 한수지와 함께 인삼공사의 주전센터로 활약했다. 유희옥은 2016-2017 시즌 정규리그 전경기에 출전해 속공(38.41%)과 블로킹(세트당 0.42개) 부문에서 각각 9위에 오르며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유희옥 영입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선수 보강이 없었던 인삼공사는 2016-2017 시즌 정규리그 3위를 차지하며 봄 배구에 진출했다. 

 

유희옥은 2017-2018 시즌까지 인삼공사의 주전 센터로 활약하며 꾸준한 활약을 이어갔다. 화려하고 파워 넘치는 선수는 아니지만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동료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해 준다. 여기에 안정적이고 정확한 2단토스도 유희옥의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이렇게 유희옥은 기록지에 잘 나타나지 않는 부분에서 팀에 기여도가 큰 이른바 '블루컬러 센터'다.

유희옥은 2018-2019 시즌에도 인삼공사의 주전 센터로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인삼공사는 외국인 선수 알레나 버그스마의 부상 이후 연패의 늪에 빠지며 성적이 급격히 하락했고 서남원 감독은 고민지, 이예솔, 하효림 등 각 포지션에 젊은 선수들을 적극 활용하며 미래를 기약했다. 유희옥 역시 국가대표 출신의 대형 유망주 박은진에게 주전 자리를 빼앗겼고 결국 다음 시즌부터 대전이 아닌 김천을 홈구장으로 사용하게 됐다.

도로공사는 수술을 받은 배유나가 다음 시즌 출전이 불투명해지자 대안으로 유희옥을 영입했다. 현재 도로공사의 중앙에는 불혹을 앞두고 있는 노장 정대영과 프로 세 시즌 동안 통산 득점이 59점에 불과한 유망주 정선아, 그리고 2000년생 신인 최민지 뿐이다. 궁극적으로는 드래프트 1순위 출신의 정선아를 키워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다음 시즌 도로공사가 3년 연속 챔프전 진출을 노리기 위해서는 유희옥처럼 풍부한 경험을 갖춘 센터 자원이 필요하다.

반면에 인삼공사는 한수지에 이어 유희옥까지 팀을 떠나면서 지난 시즌 초반의 센터진과 비교해 전면 교체가 불가피해졌다. 차세대 국가대표 센터 박은진을 중심으로 한수지 트레이드 때 영입한 공격력이 좋은 이영과 백전노장 한송이가 주전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물론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중앙여고의 이다현(186cm) 같은 중앙 공격수 유망주를 지명해 박은진과 함께 본격적인 리빌딩 행보에 돌입할 수도 있다.

선수들 간의 호흡과 조직력이 매우 중요한 배구라는 스포츠의 특성상 이적 선수가 새로운 팀에 곧바로 적응하는 경우는 결코 흔치 않다. 하지만 유희옥은 이미 3년 전에도 기업은행에서 인삼공사로 이적해 주전으로 도약하면서 성공적인 이적사례를 만든 바 있다. 배유나라는 걸출한 동갑내기 스타의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도로공사의 부름을 받은 유희옥이 두 번째 이적에서도 성공사례를 보여줄 수 있을까. 
 

sports.news.naver.com/volleyball/news/read.nhn?oid=047&aid=0002232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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