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벌 받았으면 한다"...유소년 약물파동, 용기 낸 제보자 있었다

레벨아이콘 히동구
조회 108 19.07.04 (목) 15:16



종 부패 및 불법 행위는 은밀성 때문에 내부자 제보가 절대적이다. 이번에 드러난 유소년 금지약물 투여도 용기를 낸 내부자 A의 신고로 세상에 알려졌다. 

프로야구 출신인 A씨는 같은 구단 소속 선배였던 이 모씨가 운영하는 야구교실의 코치였다. A씨는 지난 8월부터 올 3월까지 근무했다. 그는 야구교실에서 유소년 선수들에게 금지약물이 투여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그는 “보이는 곳에 약물이 있었다. 야구교실에 몇 번 온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알 수 있을 정도였다”라고 했다. 그러나 유소년 선수들은 아직 미성년자라 그런지 “금지약물 투여에 대한 위험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라고 기억했다. 

그는 금지약물 투여 행위에 놀랐지만, 야구교실을 운영하는 선배에게 대놓고 말하진 못했다. 그는 “당시 내 입장에서 이러지 마라고 얘기하기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대신 야구교실에서 불법행위가 자행되는 걸 파악한 이후 조금씩 증거를 수집했다. 얼추 증거가 확보되자 야구교실을 그만두고 식약처에 신고했다.

그는 신고 이유로 “야구인으로서 입에 담을 수 없을 만큼 화가 났다”며 “이번에 문제의 심각성이 크게 다뤄져 2차 피해가 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유소년 선수를 지도하는 직업인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짓이었다. 큰 벌을 받았으면 좋겠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사실 A씨는 야구교실을 그냥 박차고 나올 수 있었다. 그러고 나면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수많은 고민을 했고 향후 피해가 확산되는 걸 막기 위해 신고하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조금 더 야구교실에 남아 전반적인 정황을 확인했고 공급루트까지 파악했다. 증거가 될 만한 사진도 찍었다. 증거가 인멸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A씨의 신고로 야구계 전체에 금지약물에 대한 경종이 울리고 있다. 

그는 피해를 본 유소년 선수들에겐 거듭 미안함을 표시했다. 그는 “모르고 한 선수도 있을텐데 피해를 보게 됐다”고 마음 아파했다. 불법 투여가 확인된 학생 선수들에겐 4년 동안 선수자격 정지처분이 내려진다. 그러나 그는 “그냥 두었다면 더 많은 피해자가 생길 수 있었다는 점을 이해해줬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신고한 뒤 찾아온 후폭풍은 컸다. 그러나 A씨는 “해야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추후에 발생하는 건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현재 서울을 떠나 다른 지역에서 엘리트 학생을 지도중이다. 야구교실을 운영한 전직프로야구 이 모씨는 유소년 선수에게 금지약물을 투약한 혐의를 인정하며 구속된 상태다. 

 

sports.news.naver.com/kbaseball/news/read.nhn?oid=468&aid=0000529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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