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여상 '약물 스캔들', KBO는 책임 없나

레벨아이콘 산체스
조회 107 19.07.04 (목) 16:56



종목을 막론하고 스포츠계에서 10대 유소년 선수들의 존재는 해당 종목의 뿌리라 할 수 있다. 모든 식물이 그러하듯 뿌리에 문제가 생긴다면 전체의 존립이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최근 위기론이 돌고 있는 한국 야구계에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2006년 삼성 라이온즈의 육성 선수로 프로에 입단해 한화-롯데 등에서 선수 생활을 한 전 프로야구 선수 이여상이 운영하는 야구교실에서 유소년 선수에게 금지약물을 투여했다는 사실이 공표되며 야구계를 충격에 빠뜨리고 있다. 이미 해당 야구교실은 식약처에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그 결과 스테로이드 등 금지약물이 발견되었으며 야구교실에 다니고 있던 일부 유소년 선수들에게서 아나볼릭스테로이드와 남성호르몬 등의 금지약물 양성 반응까지 나온 것으로 밝혀졌다. 성인 선수가 아닌 유소년 선수에게 금지약물 투여가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여상 약물 스캔들'의 여파는 KBO리그로 번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올해 드래프트 상위 지명을 받고 입단한 두 신인 선수가 해당 야구교실에서 레슨을 받은 일이 있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두 선수를 조만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할 것이라 밝혔다.

해당 선수들은 야구교실에서 레슨을 받은 일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약물과 관련해선 결백하다는 입장이다. 제의를 받은 일도 없고 이와 관련해 협조 요청이 올시 적극적으로 협조할 예정이라 밝혔다.

두 신인선수의 말대로 해당 선수들이 이번 약물 스캔들과 무관한 게 사실이라면 KBO로서는 '아닌 밤중에 홍두깨'를 맞은 격이다. 한 은퇴선수의 일탈행위 때문에 시즌 중에 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유망주 선수들이 불미스러운 일과 관련해 이름이 언급되는 것 자체가 불쾌한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연 KBO가 이번 약물 스캔들에 떳떳히 불쾌함을 표현할 수 있는 입장일까? 일각에서는 그간 금지 약물 문제를 경시했던 KBO 역시 이번 사태를 초래한 원인 중 하나라는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KBO리그 MVP 수상자는 김재환이다. MVP는 'Most Valuable Player'의 약자다. 말그대로 리그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선수라는 이야기다. 

물론 선수로서 2018시즌 김재환의 가치는 독보적이었다. 국내에서 가장 큰 잠실 구장을 홈으로 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려 44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풀스윙으로 투수들을 공략한다. 뛰어난 클러치 능력으로 결정적인 순간의 두산의 승리를 견인한 기억은 셀 수 없이 많다. 

 

지난 시즌 김재환은 분명히 리그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선수라 봐도 무방하다. 만약 과거 그에게 금지약물 복용 전력이 없었다면 말이다. 

2008년 2차 1라운드 4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김재환은 2011년 야구월드컵 당시 도핑테스트에서 금지약물 복용이 적발된 전력이 있다. 야구뿐만 아니라 모든 스포츠 선수에게 금지 약물 복용은 명백한 부정 행위이며 커리어 내내 그 사실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게 된다.

하지만 금지약물 복용이 적발된 김재환에게는 큰 제재가 없었다. 적발 당시 1-2군을 오가던 그가 받았던 징계는 리그 10경기 출장 정지에 불과했다. 2016시즌 이후 그는 아무런 문제 없이 두산의 4번타자로 자리매김했고 승승장구했다. 심지어 지난해에는 국가대표로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을 획득하기도 했고 앞서 언급했듯 연말에는 리그 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금지 약물 복용 전례가 있는 선수가 솜방망이 같은 가벼운 징계를 받고 이후에는 리그에서 가장 잘나가는 선수가 되어 부와 명예를 누리고 있고 심지어 젊은 선수들의 롤모델로 꼽히기도 한다. 이와 같은 선례를 만들어낸 KBO가 최근에 벌어진 유소년 약물 스캔들이 이여상 개인의 일탈 행위라 선을 그으면 끝날 문제일까?

흔히들 유소년-학생 야구는 프로야구의 근간이 된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최근에 드러난 유소년 야구 약물 스캔들은 야구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성인 선수들뿐만 아니라 어린 꿈나무들에게도 약물의 마수가 뻗친 상황이다. 금지 약물 적발 선수가 국가대표와 MVP로 선정되어 명예까지 주어지는 현재 상황이라면 제2, 제3의 이여상 스캔들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지 않을까. 

 

sports.news.naver.com/kbaseball/news/read.nhn?oid=047&aid=00022324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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