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 학생 약물 스캔들, 관계자들 "최근 이상한 소문 돌았다"

스포츠조선DB(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몇달 전부터 갑자기 약물 이야기가 들리더라고요. 처음에는 다들 '말도 안된다'고 하다가 뉴스 보도가 나오니까 깜짝 놀랐어요"

사상 초유의 약물 스캔들이 아마야구를 흔들고 있다. 프로야구 선수 출신 이 모씨(35)가 자신이 가르치던 야구 아카데미에서 야구를 배우던 미성년자들에게 불법 스테로이드와 남성호르몬제를 투약한 혐의로 지난 2일 법원에 구속됐다. 당초 혐의를 부인하던 이 씨는 결국 시인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자세한 내용을 조사 중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내용만으로도 대단히 충격적이다. 그동안 있을 수 없던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프로야구에서 금지약물 복용 문제가 몇차례 문제가 된 적은 있었어도, '약물 청정 지대'로 여겨졌던 미성년자들이 뛰는 아마야구에서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져 야구계 모두가 경악하고 있다.

학생야구, 아마야구 사정을 잘 알고 있는 관계자들은 최근 갑자기 이상한 소문이 돌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관계자는 "최근 한달 정도 사이에 '애들이 약을 한다'는 이야기가 소문으로 돌았다. 처음엔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뉴스에 보도가 나오자 정말 충격을 금할 수 없었다"며 놀라워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이 모씨가 운영하던 야구 아카데미는 예전부터 말이 많았다. 코치로 일하던 직원에게 급여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는 소문도 있었고, (이 씨가)워낙 언변이 화려한 스타일이다보니 과연 제대로 된 방식으로 교육하고 있겠느냐고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조심스럽게 소문의 내용을 전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약물 투약 내용을 과연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정확히 알고 있었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요즘 부모들은 자녀들의 교육에 대단히 관심이 많다. 특히 야구를 시키기 위해 사교육으로 별도 돈을 지불해가며 아카데미에 보내는 학부모가 과연 그 약물이 뭔지 제대로 알고 'OK'를 했겠나. 나중에 프로에 가면 당연히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데 겁이나서 절대 허락할 수 없을 일이다. 아이들도 뭔지 잘 모르고 맞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하게 자녀 교육을 하는 시대에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어났다"고 꼬집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와 한국야구위원회(KBO), 한국베이스볼소프트볼협회(KBSA)는 학생들에게 반도핑 교육을 하고, 앞으로 무작위 도핑 검사 대상을 학생들에게도 넓혀가는 쪽으로 협의를 하고 있다. 물론 인력 문제 등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사건처럼 잘 드러나지 않는 사설 기관에서 벌어지는 일은 협회나 KADA에서 밝혀내기가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