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바늘로 찌르면 이젠 아파"… 중국행 마음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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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32 18.10.12 (금) 16:24


최강희 전북현대 감독이 중국행에 대한 마음을 굳혔다. (전북현대 제공) © News1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최강희 감독 표현처럼 해마다 겨울이면 그의 중국행 루머가 많이 떠돌았다. 하지만 소문은 늘 소문으로 끝났다. 하지만 올해는 다를 전망이다. 

중국 클럽들의 강력한 구애를 받고 있다는 기사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가운데 최강희 감독이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그는 12일 오전 뉴스1과의 통화에서 "나를 등 떠미는 분위기"라는 특유의 입담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어 "일단 20일 이후로 모든 결정을 다 미뤄놓고 있다"고 전했다. 전북은 지난 7일 울산현대와의 K리그1 원정경기에서 2-2로 비기면서 올 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사상 처음으로 스플릿라운드 돌입 이전에 우승을 매듭지은 전북은 2연패와 함께 통산 6번째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최 감독이 언급한 20일은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33라운드 홈 경기가 열리는 날로, 시상식과 함께 우승 세리머니가 진행된다. 사실 앞으로의 남은 경기는 중요도가 떨어지지만, 그래도 홈 팬들과 함께 하는 시상식까지 마무리한 뒤 최종 결정을 오픈할 것으로 보인다. 

통화 내내 차마 발걸음이 안 떨어진다는 아쉬움이 묻어났으나 중국행은 어느 정도 마음을 굳혔다. 그는 "울산에서 우승을 하고 기자회견장에 들어갔는데 답답했다. 감동은커녕 너무 썰렁하더라. 그날 이후 진지하게 고민됐다"면서 "동기부여가 떨어진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지금까지는 내 스스로 나를 바늘로 찌르면서 버텨왔는데, 이제는 아파서 더 못 찌를 것 같다"는 표현으로 마음의 정리가 됐음을 에둘러 표현했다. 

중국 쪽의 오퍼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고 적극적인 것도 큰 몫을 하고 있다. 현재 4개의 클럽에서 구애를 펼치고 있다. 그중 상하이 선화와 톈진 취안젠은 구단이 사활을 걸 정도로 최강희 감독 모시기에 총력을 펼치고 있는 수준이다. 

중국 언론은 최근 박충균 전북 코치가 임시로 톈진 취안젠의 지휘봉을 잡은 것을 언급하면서 최강희 감독이 내년 정식 감독 부임하기 위한 정지작업으로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상하이 선화는 더 오래전부터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진행해왔다. 그런데 찬바람(시즌이 끝날 때)이 부니까 톈진과 산둥 루넝 등 다른 팀들도 제안을 하고 있다"면서 "밖에서 보면 (톈진이)보험을 들어둔 것 같은 모양이지만 그것은 아니다. 아직 난 전북과도 이야기를 나눈 적 없다"는 말로 선을 그었다. 

'최강희 아니면 안돼'를 외치는 중국 쪽 분위기 속에서 지난 2005년부터 이어진 '봉동이장'과 전북현대의 동행도 마무리가 될 분위기다. 

최 감독은 "지금까지 많은 오퍼가 들어왔으나 한 번도 문 열고 나가 협상테이블에 앉아본 적 없다. 그런데 지금은 분위기가 다르다. 그쪽도 '너 아니면 안돼'라고 하고 국내에서도 등 떠미는 분위기"라고 말한 뒤 "그동안은 내가 데려온 선수들, 나와 특별한 관계가 된 팬들 그리고 10년 이상을 함께 한 구단 등 많은 것들이 걸려서 거절한 것인데 이제는…"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최강희 감독은 자신이 잘 쓰는 단어인 '애절함'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점점 차가워지는 K리그의 환경, 스스로의 애절함과 동기부여가 약해지는 것에 대한 걱정이 크다고 했다. 새로운 도전 쪽으로 가닥을 잡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 감독은 "나와 전북의 역사를 쓴 선수들 생각에 요새 잠을 못 이룬다. 이동국을 버리고 어찌 가나, 이 선수를 버리고 어찌 가나… 만약 중국으로 간다고 결정하면 개인적인 후유증이 많을 것 같다"고 속내를 전했다. 

그는 "남들은 좋은 고민이라고 하는데 좋은 고민이 어딨나"라면서 너털웃음을 지은 뒤 "고민이 많은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움직여야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중국 언론이 붙여준 애칭 '강희대제' 최강희 감독의 중국 진출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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