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영등포 모텔 글 보고 제가 안산에서 겪었던 일 끄적끄적

레벨아이콘 우라지랄
조회 89 19.09.20 (금) 03:48



아까 영등포 모텔 글 보고 잊고 있었던

아니 잊으려고 노력했던 일이

계속 떠올라서 끄적거려봅니다

한번 떠오르니 그 때 그 기억의 파편들이 막 쏟아지네요

기억하고 싶지 않았는데요

너무 무서웠던 감정은 이제 좀 희미해졌으니

그 때 도대체 무슨 일이 나한테 벌어졌던 건가

내가 본 게, 느꼈던 게 뭐였을까 이성적으로 되돌아볼 겸

기억을 정리해서 끄적여봅니다

100% 실화고 기억 나지 않는 부분은

적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기분 좋은 글은 아니니 무서운 글 보면

잠 못 이루시는 분들은 뒤로 가기 누르세요


정확히 몇월인지는 기억안나지만

2016년 이맘때 쯤 일입니다

날씨도 요즘 날씨랑 비슷했어요


저는 그 당시 목동에 살고 있었고

철산에 사는 친구랑 만나고 있었습니다

그 친구의 제일 친한 친구 커플이 안산에 살아서

종종 안산에 놀러가곤 했구요


네명 다 곱창에 소주 한잔 하는 걸 너무 좋아해서

곱창 먹고 싶으면 안산 곱창거리? 여튼 곱창집이

모여있는 거리가 있습니다 그 거리의 제일 왼쪽 집

제 기억엔 ㅇㄷ곱창 일거예요

1층 입구엔 비닐천막이 쳐져있고 계단 올라가서

2층으로 가면 좌식으로 앉아서 먹는 집이었어요

여담이지만 여기 맛집입니다


일요일이었습니다

그 친구도 저도 월요일이 오프여서

일요일날 자주 만났거든요

여튼 그 친구 커플이랑 곱창을 먹으려고

운전해서 안산을 갔습니다

여느 날과 다를 바 없는 날이었지요


저녁 8~9시쯤 곱창집에 도착해서

신나게 곱쏘를 하고

11~12시 사이에 나와서 노래방을 갔습니다

여기서부터 시간은 기억이 잘 안납니다


노래방에서 나와서 그 친구 커플은 집에 가고

저랑 전여친은(지금부터 편의상 a라고 부를게요)

안산 갈 때마다 가던

그 곱창거리 바로 근처에 있는 모텔에

아무 생각없이 들어갔습니다


항상 일요일에 만났던지라

금요일이나 토요일처럼

모텔에 방이 없는 경우는 없었거든요


근데 방이 없다고 하는 겁니다

a가 비싸더라도 깔끔한 데를 좋아해서

그 근처 좀 번듯한 모텔 서너군데를 돌았는데

이상하게 다 방이 없다고 그러더군요


그렇게 한 삼십분은 헤맸을겁니다

새벽이라 체온은 점점 내려가고

a는 빨리 어디든 가자고 보채는데

안산 어디에 뭐가 있는지 전혀 모르니

환장하겠더라구요

그 와중에 건물 5층 6층에 있는 모텔은

절대 안가겠다고 그러고ㅎ


그렇게 둘 다 짜증이 극에 달해서

그냥 차 놔두고 택시타고 집에 가자는 말이 나올때쯤

모텔인지 호텔인지를 보게 됩니다

그 시점의 기억은 가물가물한데

도로변에 있는 건물이었어요

뜬금없이 있는 느낌이었으니까


입구에 펜스가 있었고

문 열고 들어가니 로비처럼 꾸며져있었는데

시간이 시간이어서 그런지 좀 어둑어둑했습니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방 있냐고 물어봤는데

방이 있다는 겁니다

꽤 비싸게 불렀던 거 같은데

둘 다 워낙 지쳐있던지라

그냥 지불하고 올라갔던 거 같네요


a가 먼저 씻고 제가 씻고 나왔는데

당연히 지쳐서 자고 있을 줄 알았는데

공포영화를 틀어놓고 있는 겁니다


이 친구가 어렸을 때부터 워낙 여리여리하고

잔병치레를 해서 가위를 눌린 적이 많았다고 했어요

저 만나고 나서 가위 눌리는 게 없어졌다고

엄청 좋아했거든요

그런 애가 또 공포영화는 좋아했는데

이유가 보고나면 무서운데 볼 땐 재밌다고....


여튼 무슨 공포영화냐 그냥 자자고 했는데

자기 공포영화 보고싶다고 보면서 잘거라고

그래서 저도 피곤한데 말싸움 하기도 싫고

그럼 나 그냥 잘거다 그러고

누워서 팔베개만 해주고 바로 잠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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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마감하고 불꺼놓고 그 때 기억이 자꾸 나서

더듬어가며 끄적끄적 거리다보니 벌써 두시가 다 되어가네요 ㄷㄷ

여기서부터는 저도 기억을 좀 더 더듬어야할 거 같고

일찍 오픈해야되서 나머지는 밤에 마저 쓰겠습니다

좋은 꿈 꾸긴 글렀네요

굿밤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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