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준용 작가님, “11년째 부모님의 금전적 지원 없이 살고 있다” “잘 버텨와서 지금에 이르러 자랑스럽다”고 한 언론 인터뷰를 보았습니다. 작가님은 신혼 때인 2014년, 서울 신도림동 아파트를 3억1000만원에 산 적이 있죠. 2017년 대선 때 이 아파트 매입 자금 출처가 논란이 됐습니다. 당시 아버지인 문재인 후보 측은 5000만원은 친가에서, 5000만원은 처가에서 각각 증여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증여세 면제 한도 안에 있어서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었죠.
아파트 구입 당시 작가님은 32세였습니다. 그 나이에 ‘아버지·장인 찬스’로 1억원을 보태 집을 사는 청년은 많지 않습니다. 저는 작년에 전세 기간이 끝나 다른 집을 보러 다녔습니다. 괜찮은 집을 찾았는데 부동산 아주머니가 이러시더군요. “이 집을 정말 맘에 들어 하던 신혼 부부가 있었는데, 대출 다 합쳐도 돈이 부족해서 결국 못 들어왔어. 새댁이 ‘부모님 도움 좀 받을 수 있었다면’ 하고 울더라고.” 어쨌든 작가님은 올해 그 아파트를 팔아서 수익을 2억3000만원 남겼습니다. 참고로 지난해 중견 기업 대졸 신입 사원 평균 연봉이 3338만원이었습니다.
5만달러 가격표가 붙었다는 작가님의 그 작품을 감정할 안목이 제겐 없습니다. 다만 작가님이 졸업한 미국 뉴욕의 명문(名門) 파슨스 디자인 스쿨 학비가 한 해 5000만원이 넘고, 주거·생활비 등을 합치면 상당한 비용이 들어간다는 사실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작가님은 2018년 인터뷰에서 “반액 장학금을 받았다”면서도 “이외 학비와 생활비는 부모님이 도와주셨다”고 했습니다. 내년 4인 가구 기준 중위 소득이 487만원입니다. 일반 가정 자녀는 파슨스 스쿨 같은 곳은 꿈도 못 꾼다는 얘기죠.
작가님은 최근 서울시에서 받은 코로나 지원금 1400만원 논란에 “제대로 쓸 수 있는 사람을 고른 것”이라며 “(비판자들이) 착각을 하는 것 같은데”라고 했습니다. 다 본인 능력 덕이라는 얘기로 들립니다. 그런데 착각은 누가 하고 있는 걸까요. 예일대 대니얼 마코비츠 교수는 ‘엘리트 세습’(2020)에서 “엘리트 부모는 자녀들에게 상위 계층의 일원으로서 필요한 사회·경제적 기반을 제공한다”며 “실력대로 공정하다는 능력주의는 속임수”라고 했습니다. “돈도 실력이야. 능력 없으면 너희 부모를 원망해”(정유라) 같은 말은 그런 사회 구조에 대한 성찰이 없으니까 나오겠지요. 반대 사례인 구의역 김군이나 고(故) 김용균씨 사연을 구구절절 언급하진 않겠습니다.
작가님은 평생을 ‘인권 변호사 아들’ ‘청와대 비서실장 아들’ 그리고 ‘대통령 아들’로 살아왔습니다. 세상이 당신을 ‘자연인 문준용’이 아니라 ‘누구 아들’로 보는 시선이 지긋지긋하기도 하겠죠. “(아버지 후광에) 작가 활동이 가려졌다” “내 작품을 보,지도 않고 실력을 운운하지 말라”는 작가님 말도 그래서 이해는 합니다. 그러나 ‘누구 아들’이기 때문에 받은 혜택이 없었다면 지금의 ‘작가 문준용’이 존재할까요. 그 혜택까지 다 자기 능력이라고 착각하지 말기 바랍니다.
엠팍에서 보고 관련 링크타고 들어가서 복사한건데.
이것도 정치적으로 봐야 하는지 모르겠음....
근데 진짜 글 잘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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